[전라도 정도 천년]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전북대
최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대학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국립대학은 그 비중이 더욱 크다. 전북대는 지역적 특색에 맞춰 가장 한국적인 대학을 표방했다. 지역적 특성과 생태 자원 등을 활용해 지역 랜드마크로 우뚝 서겠다는 포부다. 가장 한국적인 도시를 대표하는 거점대학으로서 가장 한국적인 것을 대학의 대표 브랜드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를 위해 △색깔 있는 모험인재 양성 △월드클래스 학문 분야 육성 △가장 걷고 싶은 캠퍼스 둘레길 조성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구축 등 4대 브랜드를 선정했다.
◇모험인재 양성 프로젝트 운영
전북대는 모험인재 양성을 위해 ‘오프캠퍼스’와 ‘레지덴셜 칼리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오프캠퍼스는 학생들을 졸업까지 최소 1학기 이상 다른 국가나 특정 지역에서 보내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 생활방식까지 자연스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글로벌 감각과 다른 국가의 문화 포용력,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운다.
거주형 대학으로 불리는 레지덴셜 칼리지는 기숙사가 단순 거주 공간이라는 기존 관념을 깨고 학생들을 기숙사에 생활하게 하며 낮엔 학과에서 교양과 전공 공부를, 저녁에는 기숙사에서 문제해결 능력과 팀워크, 커뮤니케이션, 문화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는 학생들에게 실력과 함께 인성, 소통 능력을 갖추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모험인재 양성 프로젝트 이후 전북대에는 많은 모험생들이 배출되고 있다. 이우찬(무역학과 4년)군은 자전거로 미국 대륙 6,000㎞를 횡단했고, 2016년엔 걸어서 미국 서부 4,000㎞를 종단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신지휴(전기공학 3년)군도 2015년 세계 최고 사이클 대회인 ‘뚜르 드 프랑스’ 코스를 완주했다. 신군은 누구나 마음먹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도전했으며 2016년엔 세계 3대 사이클 대회를 모두 완주했다.
평소 생각들을 실천한 학생들도 있다. 모험활동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시를 담는 사람들’ 학생들은 중국이 윤동주 시인을 자국의 시인이라고 역사 왜곡하는 것에 분개해 이를 직접 알리기로 하고 중국 생가와 보존 가옥 등을 찾아 역사 왜곡 현장을 직접 카메라에 담았고 한국에서 사진전을 통해 중국 주장이 사실이 아님을 알려 화제가 됐다.
◇세계와 경쟁할 연구인력 집중 육성
전북대는 학생교육과 함께 월드클래스 학문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대학 내에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연구소들이 즐비하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와 세계 5위 규모의 고온플라즈마응용연구센터, 국내 대학 최대 식물공장 및 LED 농생명융합기술연구센터, 280억원이 투입된 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 세계 최고의 로스알라모스연구소, 유네스코 NGO로 선정된 무형문화연구소, 영국 캠브리지대이 주목한 한국과학문명연구소 등 7대 연구소가 있다. 이들 연구소는 세계와 경쟁할 만한 규모와 연구력을 갖추고 있다.
연구 경쟁력을 과시할 수 있는 약학대학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약대 유치는 약사만을 양성하는 1차적 역할을 넘어 천연 농산물 기반형 신약개발이 핵심이 되는 연구 중심의 약대를 만드는 게 목표. 지난 2년간 신약개발연구소를 열어 이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대ㆍ동아대 등 약대 유치 추진 대학과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국내 최고 제약사와 연구, 인력양성을 추진 중이다. 정부에서 신약개발 분야를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고 전북이 천연 농산물 기반형 최적지로 주목 받으면서 약대 유치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담장 허물고 문화ㆍ힐링 둘레길 조성
전북대는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열린 캠퍼스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노후 담장을 과감히 걷어냈다. 경계의 벽을 허물어 캠퍼스와 인접한 인도를 대학 내로 끌어들여 시민이 언제든지 캠퍼스 내부로 다닐 수 있도록 했다. 정문에서 옛 정문 사이 500m 구간에 나무를 심고 길 중간에는 지역민 누구나 예술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무료 갤러리와 버스킹 공연장, 쉼터 등을 만들었다. 대학과 지역이 공감하는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담아 ‘공감터길’로 이름 붙였다.
옛 정문에서 덕진공원까지 1㎞ 구간에는 누구나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무장애나눔길’을 조성했다. 이 길에는 나무 1만여주를 심어 숲을 조성하고 벤치와 쉼터, 산림체험활동시설 등을 설치했다.
전북대는 대학 주변에 149만㎡에 이르는 건지산과 오송제, 덕진공원 등 풍부한 생태ㆍ자연 경관 자원을 갖고 있다. 이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자산이다. 오래 전부터 지역민 누구나 찾고 사색하며 휴식을 즐기는 곳이기도 하다. 이를 활용해 11.4㎞에 이르는 캠퍼스 둘레길을 조성했고 대학 브랜드 가치를 높여줄 랜드마크로 만들어가고 있다. 담장이 없고, 경계가 없는 캠퍼스 조성을 통해 전북대 캠퍼스는 시민들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공원 같은 캠퍼스로 거듭나고 있다.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구축
전북대는 한국적인 도시의 대표 대학답게 가장 한국적인 캠퍼스 조성에 발벗고 나섰다. 국비와 지방비 등 500억원 이상을 확보해 캠퍼스 내외형을 한스타일로 바꿔 나가고 있다. 캠퍼스 곳곳에는 전통 방식의 정자가 있고 건물의 내부도 한국적 요소로 장식되고 있다. 학생 비교과 교육을 담당하는 큰사람교육개발원과 법학전문대학원, 국제컨벤션센터 등을 모두 한옥으로 짓고 있다.
인문사회관을 한옥형으로 완공했고, 최근에는 개교 70주년을 맞아 옛 분수대를 한옥형 기념광장으로 조성, 한국적 캠퍼스의 멋을 더했다. 이곳과 옛 정문 인근에는 한옥카페도 조성해 구성원은 물론 지역민들에게도 쉼의 공간을 제공한다. 캠퍼스 내부에도 데크길과 한국적 전통 문양을 담은 가로등을 설치해 새로운 야간 경관을 만들어 시민에게 도심 속 휴식처로 각광 받고 있다.
이남호 총장은 “각종 대외 평가나 교육 여건에서 전국 종합대학 10위권 성적을 거두고 있고 연구 경쟁력도 질적 수준이 매우 높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10여 년 동안 교수와 직원, 학생 등 대학 가족들의 열정과 시민 관심 등이 만들어낸 결과로, 성과 위주에서 벗어나 가장 잘 할 수 있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고유의 브랜드를 지역민과 함께 만들어 대학 가치를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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