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든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휘슬을 불며 그라운드를 누볐던 영국의 최고령 축구 심판 윌리엄 하디가 눈을 감았다.
28일(한국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잉글랜드 더비셔주의 자치구인 에러워시(Erewash) 축구협회는 “하디가 92번째 생일을 이틀 앞두고 심장 마비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하디는 1959년부터 2015년 은퇴할 때까지 56년 간 3,000 경기 이상 심판을 봤다. 88세까지 휘슬을 놓지 않은 영국의 최고령 심판이었다. 선데이 풋볼 리그(아마추어), 센트럴 미들랜즈 리그(11부) 등에서 주로 활동해온 그에게 잉글랜드축구협회(FA) 명예회장 윌리엄 왕자는 2013년 축구에 헌신한 공로를 인정해 메달을 수여했다. 하디는 이듬 해 여왕 탄생일에 대영제국훈장을 받기도 했다. BBC는 “하디는 더비카운티(2부)의 오랜 팬이었지만 자신이 응원하는 클럽의 심판을 보지는 못했다”고 보도했다.
피트 카터 에러워시 심판협회장은 “하디는 생의 대부분을 축구와 심판을 하는데 보낸 진정한 신사였다. 어느 누구도 이루지 못한 업적을 달성했다”며 “많은 사람들이 모르지만 그는 뛰어난 축구 선수였다. 불행하게도 다리 부상이 선수 생명을 앗아갔다”고 말했다.
하디의 아들 크리스 역시 “눈이 2인치가 쌓인 날에도 아버지와 축구를 한 적이 있다. 아버지는 축구를 정말 사랑하신 분”이라며 “저와 여섯 명의 손주들은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덧붙였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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