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익스플로러는 SUV가 시장의 대세가 된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존재감과 포드 코리아의 판매 일선을 책임지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사실 크로스오버, SUV는 최근 세그먼트는 물론이고 가격 포지션을 넘나들며 대중들의 이목을 끄는 '블루칩'과 같다. 이런 상황에서 현행의 포드 익스플로러는 지난 2010년 글로벌 데뷔를 치른 모델로서 정말 오래 전부터 대형 SUV 시장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져오고, 또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한 존재할 수 있다.
2018년 여름이 끝날 무렵, 어쩌면 익스플로러의 한 시대가 끝나가는 순간 다시 한 번 익스플로러 2.3 에코부스트를 만나 그 가치를 확인해보았다.
포드 익스플로러의 체격은 말 그대로 '대형 SUV'의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여느 풀사이즈 SUV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5,040mm의 긴 전장을 갖췄으며 각각 1,995mm와 1,775mm에 이르는 전폭과 전고로 우람한 체격을 과시한다. 이외에도 2,860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를 통해 실내 공간에 대한 여유를 암시한다. 참고로 공차 중량은 2,195kg(2.3 에코부스트 기준)에 이른다.
당당함을 앞세운 대형 SUV
포드 익스플로러의 디자인은 세세한 라인으로 연출하기 보다는 두터운 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담담하고 견고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그리고 페이스 리프트를 거치며 더욱 강하고 대담한 프론트 그릴을 더하고 강인한 감성의 헤드라이트를 더해 명확한 존재감을더해 도로 위에서 타인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했다. 특히 프론트 그릴과 헤드라이트가 곧바로 이어지는 디자인 구성은 최근의 포드 SUV가 드러낸 이미지를 고스란히 물려 받았다.
측면은 익스플로러가 추구하는 감성을 잘 드러낸다. 대형 SUV에게 필요한 견고함을 강조하기 위한 터치가 곳곳에 자리한다. 전면부에서 시작되어 측면으로 흐르는 강인한 라인은 차량 뒷부분까지 길게 이어지며 더욱 대담하고 탄탄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그 어떤 SUV보다 두터운 실루엣으로 견고함을 드러낸다.
이와 함께 A, B 필러 등을 검은색으로 칠해 '플루팅 루프'처럼 연출한 점이 무척 인상적이다. 도어에 자리한 크롬 가니시는 무척 미국적인 선택이며 여기에 익스플로러의 레터링을 새기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페이스 리프트를 거친 모델이지만 후면 디자인은 큰 차이가 없다. 데위 이래로 유사한 레이아웃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되려 엣지, 쿠가 같은 다른 체급의 SUV들이 익스플로러를 닮은 디자인을 택하는 모습이다. 대신 데뷔 초반보다 더욱 입체적으로 구성된 트렁크 게이트와 크롬 가니시 등의 조합이 시각적인 재미를 더한다.
트렌드에 발을 맞춘 대형 SUV
단도직입적으로 익스플로러의 디자인은 평범하고 익숙하다. 하지만 시대의 트렌드를 수용하기 위한 변화와 기교가 곳곳에 자리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좌우대칭으로 구성된 대시보드와 실내 중심을 잡는 센터페시아를 적용해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미국적이지만 구성이나 소재의 조합 등에 있어서 분명 좋은 평가를 할 수 있다.
큼직한 4-스포크 스티어링 휠이나 센터페시아 상단에 자리한 터치 방식의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미래적인 감성과 간결한 정보 전달이 돋보이는 계기판은 2018년에도 큰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대형 SUV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앰비언트 라이팅 기능을 통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확보했고, 명료함에 초점을 맞춘 소니 사운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국내에서는 아직 그 존재감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하지만, 포드와 마이크로 소프트 등이 손을 잡고 개발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싱크’의 최신 버전, 싱크3가 탑재되어 전반적인 기능 및 활용성이 개선되었다. 이와 함께 사용성 부분에서도 내비게이션 기능을 비롯한 차량의 전반적인 기능들이 모두 한글로 바뀌는 등의 개선이 이뤄졌다.
익스플로러의 가장 큰 무기는 역시 넉넉한 공간에 있다. 실제 1열은 레그 룸과 헤드 룸, 모든 공간에서 만족감을 제시하여 넉넉한 공간을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시트의 소재나 형태, 그리고 크기 역시 미국 시장을 고려한 덕분인지 넉넉한 여유를 느낄 수 있다. 다만 도어 트림의 형태나 구성 등은 다소 투박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2열 공간과 3열 공간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2열 공간 역시 넉넉한 크기의 시트와 레그룸, 헤드룸을 자랑해 성인 남성이 앉더라도 만족감을 느낄 수 있게 되었으며 3열 시트는 레그룸이 다소 좁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조금만 웅크린다면 공간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게다가 트렁크의 버튼으로 3열 시트 폴딩 기능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더욱 만족스럽다.
한편 풀 사이즈 SUV인 만큼 트렁크 공간 역시 넉넉하게 확보했다. 실제로 익스플로러는 600L에 가까운 594L의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이외에도 3열 시트 폴딩 시에는 1,243L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2열 시트까지 접었을 때에는 2,313L에 이르는 적재 공간을 활용할 수 있어 많은 양의 짐을 옮길 수 있다.
V6를 대체하는 2.3L 에코부스트
보닛 아래 자리한 2.3L 에코부스트 엔진은 최고출력 274마력과 41.5kg.m의 토크를 내기에 기존의 V6 엔진을 충분히 대체한다. 물론 V6 엔진 고유의 질감이 주는 존재감 때문일까? 미국과 국내 시장에서는 2.3L 에코부스트와 함께 V6 모델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자동 6단 변속기와 포드의 AWD 시스템 등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익스플로러는 7.9km/L의 복합 연비 및 각각 6.8km/L와 9.8km/L의 공인 연비를 갖췄다.
납득이 되는 대형 SUV,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 익스플로러와의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시트에 앉아 실내 공간을 둘러보았다. 패키징이 뛰어나거나 소재 및 기능이 아주 특출한 수준은 아니지만 시장이 요구하는, 그리고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에도 충분히 납득이 되는 구성이 담겨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보기 쉽고, 다루기 쉽게 구성되어 있는 패키지가 대형 SUV를 고려하는 중장년 층에게 충분히 어필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엔진 스타트 버튼을 눌러 2.3L 에코부스트 엔진을 깨웠다. 주행 직전의 상황은 상당히 정숙한 편이다. 아무래도 익스플로러가 담당하는 포지션을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는 부분이다. 포드가 프리미엄 브랜드는 아니지만 어쨌든 브랜드의 최상단을 담당하는 모델인 만큼 진동 억제 및 소음 차단 능력이 돋보였다.
기어 레버를 옮기고 엑셀러레이터를 밟아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면 2.3L 에코부트스 엔진이 육중한 차체를 여유있게 끌어 당긴다. 2.2톤에 육박하는 육중함이지만 움직임에 큰 부담감이나 어려움은 없다. 체격, 무게 때문에 폭발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넉넉한 토크를 기반으로 하는 만족스러운 가속력이 저속에서 중고속까지 계속 이어지며 만족스러운 주행을 뒷받침한다.
엔진의 질감 자체는 아주 매끄러운 편은 아니었고 또 엑셀러레이터 조작에 있어 엔진의 반응이 조금 둔하다는 느낌이 들어 이전의 V6 엔진이 잠시 그립기도 했지만 세금 등을 고려한다면 2.3L 에코부스트 엔진이 익스플로러에게 최적화된 엔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코부스트 엔진과 조합된 6단 자동 변속기도 만족스럽다. 다단화가 적용되지 않으면서 효율성 등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겠지만 2.3L 에코부스트 엔진이 생성하는 출력을 효과적으로 이어주며 주행에서 군더더기 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장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차량들을 경험하며 다단화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껴진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서는 무게감 자체는 가벼운 편이지만 차체가 큰 덕에 무척 안정적이고 무게감이 느껴진다. 차체가 높기 때문에 노면에 따라 다소 뒤뚱거리는 듯한 느낌은 있지만 대형 SUV로서는 준수한 편이다. 덕분에 일상에서 편안함이 돋보이며 노면의 자잘한 충격이나 큰 충격 역시 효과적으로 받아낸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에 있어서 '올드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서스펜션의 반응이나 차체의 반응 등에 있어서 투박한 느낌이 때때로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점은 최신 차량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다소 어색한 편이지만, 과거의 차를 많이 타본 이들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럽고 익숙한 움직임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익스플로러의 기어 레버 근처에 노면 상태에 따라 주행 모드를 변경할 수 있는 기능을 더했다. 다이얼을 돌려 평지, 진흙, 모래, 눈길 등 사전에 설정된 설정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촬영을 위해 진흙으로 가득한 길에 진입하며 기능을 활용해보았다. 평소라면 헛바퀴가 돌고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차량도 있지만 익스플로러는 묵직하고 정확하게 움직여 만족감을 선사하며 두루두루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제법 준수한 익스플로러의 연비
익스플로러를 시승하며 자유로에서의 50km을 해보았다. 이 과정에서 익스플로러는 50.0km의 주행 거리를 약 88km/h의 평균 속도로 34분 54초 동안 달렸고, 그 결과 리터 당 13.2km의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치 자체가 아주 만족스러운 건 아니지만 공인 연비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이 되는 수치였다.
좋은점: 익숙하면서도 넉넉한 대형 SUV의 여유
아쉬운점: 2018년의 흐름에 비해 조금 뒤쳐진 차량의 정체성
선택 받을 가치가 존재하는 익스플로러
대형 SUV 시장에서 포드 익스플로러가 갖고 있는 매력은 역시 낮은 진입 장벽과 익숙한 구성에 있다.
게다가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까지 더하며 '합리적인' 가솔린 대형 SUV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물론 실내 공간이나 주행에 있어서 확실히 시간의 흔적이 남아 있다는 것이 확인된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영향권 내에서는 확실한 존재감과 부족함 없는 주행 성능을 갖춰 ‘새로운 소비자들에게 인정 받고 있어 모델 라이프 사이클의 끝물에 있음에도 여전히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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