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KIA의 시즌 최종 2연전 맞대결 첫 경기가 열린 27일 잠실구장. 시즌 막판 최대 관심을 모으는 ‘5위 전쟁’ 매치의 서막이 열렸다. 이날 전까지 5위 KIA가 6위 LG에 2경기 차로 앞서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 획득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지만 맞대결 2경기를 LG가 모두 가져갈 경우 결과는 또 알 수 없다. 류중일 LG 감독은 이날 왼손 에이스 차우찬에 이어 28일에도 타일러 윌슨을 앞당겨 등판 예고할 만큼 이 2경기에 사활을 걸었다. 류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일단 이기고 봐야 한다. 오늘과 내일 KIA와 하고, 주말에는 두산을 만난다. 다음주 KT전이 있다. 지금부터는 지면 안 된다. 아직 포기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역시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의 ‘원투펀치’로 맞불을 놓는 김기태 KIA 감독은 “일부러 LG전에 맞춘 건 아니다“라고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승부는 쉽게 갈렸다. 차우찬의 시즌 최고 역투가 LG를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 차우찬은 선발 8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9-1 승리에 앞장섰다. 주무기인 슬라이더와 140㎞대 중후반의 묵직한 직구, 커브가 모처럼 모두 통했다. 시즌 65승1무71패가 된 LG는 KIA(63승67패)와 승차를 1경기 차로 좁히며 5위 탈환의 불씨를 살렸다. 잔여 경기 수가 많이 남은 KIA가 여전히 유리하다고 볼 수 있지만 28일 경기까지 LG가 잡을 경우 예측 불허다.
차우찬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27경기에서 153이닝을 던지며 10승10패, 평균자책점 6.65로 이름값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KIA전에서도 3경기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은 13.50으로 크게 부진했다. 비장하게 마운드에 올라 1회초 로저 버나니다-김주찬-최형우를 간단히 삼자범퇴로 시작한 차우찬의 쾌투는 점점 탄력이 붙었다. 무려 6회 1사 후 나지완에게 안타를 내 주기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1루에 내보내지 않는 퍼펙트 피칭으로 LG 팬을 열광케 했다. 차우찬의 호투에 힘이 난 LG 타자들도 5회까지만 9점을 뽑아내면서 승부는 일찌감치 기울었다. 차우찬은 경기 후 “타자들이 빨리 점수를 내줘서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고, 변화구 제구가 잘 된 것 같다”면서 “지금까지 팀이 힘들게 왔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꼭 5강에 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반면 KIA가 믿었던 양현종은 등판하자마자 3타자 연속 볼넷을 허용하는 등 초반 제구 난조를 극복하지 못하고 4이닝 4볼넷 7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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