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내내 서울 대학로 인근과 서울시내 공연장이 국내외 뜨거운 작품으로 가득 찬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ㆍ스파프)와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ㆍ시댄스)가 사회적 화두를 던지며 관객을 맞는다.
올해 18회를 맞은 스파프는 삶의 역사를 조망하고 현대예술이 나아갈 곳을 응시한다는 취지로 ‘회고와 전망’을 주제로 삼았다. 리투아니아, 프랑스, 핀란드, 한국 등 8개국 23단체 22작품(연극 10편 무용 12편)이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세르비아 국립극장의 ‘드리나 강의 다리’로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이보 안드리치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민족간 충돌이 끊임없이 발생한 보스니아의 비셰그라드를 배경으로 400년 비극의 역사를 기록했다. 한국 극단 놀땅은 그리스 비극을 한국의 비극에 빗댔다.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자’는 ‘오이디푸스 왕’이 진실을 찾던 여정과 ‘안티고네’의 애도를 현대로 가져와 세월호 참사를 이야기한다.
현실과 가상세계가 소통하는 현대무용 작품들은 보다 미래지향적이다. 프랑스 국립 크레테유 무용단은 미디어 프로젝션 기술을 무용에 접목한 ‘픽셀’을 선보인다. 디지털 영상을 배경으로 한 ‘픽셀’은 무용수가 비현실적 공간에 존재하게 만든다. 2015년 세계 비보이 크루 랭킹 1위에 올랐던 한국 비보이팀인 퓨전엠씨의 ‘비보이픽션 코드네임 815’도 초청작이다. 홀로그램과 레이저아트, 3D영상을 결합해 비보잉에 스토리텔링을 입혔다.
스파프를 통해 소개되는 24명의 예술가 중 10명은 여성이다. 스파프 측은 “4명의 연출가와 6명의 안무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시대를 바라보는 여성의 시각을 관객과 나눈다”고 설명했다. 벨기에의 젊은 여성 연출가 안느 반달렘을 비롯해 핀란드 현대무용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업을 선보이는 것으로 꼽히는 ‘조디악센터’의 ‘메도우 메도우 메도우’에는 안무가 엘리나 피리넨, 마리아 사이보사미 등이 참여했다.
1931년 부산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해 무성영화 촬영기법을 공연에 접목시킨 극단 하땅세의 ‘그때, 변홍례’가 폐막작으로 선정됐다. 스파프는 10월 7일~11월 4일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실험극장 정미소에서 이어진다.
다음달 1~19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문화광장에서 열리는 제21회 시댄스는 ‘난민’을 이야기한다. 개막작인 이탈리아 인시에미 이레알리 컴퍼니의 ‘난파선 – 멸종생물 목록’을 시작으로 영국 프로틴 무용단의 ‘국경 이야기’, 한국 윤성은 안무가의 ‘부유하는 이들의 시’, 한국과 프랑스 합작인 ‘망명’ 등 26개국 60개 단체의 53개 작품이 공연된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