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10명 중 7명은 정부가 검토 중인 저학년 하교 시간을 오후 3시로 늦추는 방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들 역시 절대 다수인 95%가 하교 연장을 거부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국초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는 11~20일 초등 3,4학년생 5,133명과 교사 4,734명을 대상으로 초등 저학년 하교 연장에 관한 설문을 실시해 27일 결과를 공개했다. 지난달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초등 저학년의 ‘돌봄공백’을 메우기 위해 학교 정규과정 내 휴식ㆍ놀이시간을 늘려 고학년과 하교시간(오후 3시)을 일원화하는 ‘더 놀이학교’ 도입을 제안하자 구성원들의 의견을 직접 물은 것이다.
조사결과 초등학생 71.2%는 ‘학교에 오래 있으면 피곤하다’ ‘학원 가는 시간이 늦어진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더 놀이학교에 반대했다. ‘하교 시간이 늦춰지면 학원을 덜 다닐 것 같으냐’는 질문에도 절반 가량(52.2%)이 부정적 의사를 밝혔고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21.2%에 불과했다.
교사들의 반대(95.2%)는 더 압도적이었다. 교사들은 ‘학생의 정서적 피로(50.5%)’ ‘교사가 학생 안전과 분쟁에 대해 책임지는 시간 증가(21.7%)’ ‘수업준비와 상담ㆍ업무시간 부족(12.9%)’ 등을 우려했다. 교사 응답자의 94.1%도 “입시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하교 시간을 연장해도 학원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들은 저출산이 지속되는 근본 원인으로 ‘소득 불평등(27.6%)’을 가장 많이 꼽았다. ‘개인 가치관 변화(19.1%)’ ‘출산ㆍ육아 정책 부재(13.0%)’ ‘비싼 집값(12.8%)’ ‘여성에게 불리한 직장문화(11.6%)’ 등이 뒤를 이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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