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충무 시의원 “감정가 8000만원 짜리 매화나무 기증받고 17억 원어치 수의계약”
경북 영주시가 한국문화테마파크에 당초 계획에도 없던 매화공원을 조성하면서 가치가 떨어지는 매화나무를 기증받은 뒤 매화분재는 거액을 들여 수의계약으로 매입해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매화공원 위치도 입구에서 멀리 떨어진데다 테마파크 준공이 3년이나 남은 시점에 분재부터 들여온 사실도 드러났다.
영주시와 우충무 영주시의원 등에 따르면 시는 순흥면 소수서원 근처에 2020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한국문화테마파크를 조성하면서 입구에서 1㎞ 가량 떨어진 테마파크 안에 매화공원을 조성 중이다. 당초 테마파크 조성계획상으로는 25억6,000만 원을 들여 일반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하지만 영주시는 갑자기 사업계획을 변경, 지난해 11월 공사비도 60억7,000만원으로 2.4배로 증액했다. 시는 그 동안 5만4,385㎡ 부지에 매화나무 213종 2,380그루를 심었고 유리온실로 된 1,686㎡ 규모의 매화분재원에는 177종 360점의 매화분재를 전시 중이다. 지난 2월 잠시 일반에 공개했지만 공원 준공 때까지 일반 관람을 제한하고 있다.
게다가 매화나무와 분재를 특정인으로부터 수의계약으로 매입했다. 공원조성계획 변경이 특정인에게 특혜를 주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우 의원은 “기증받은 매화나무 2,000여 그루는 감정평가 결과 수형조절도 제대로 하지 않아 총 8,000만원 상당에 그친 반면 수의계약으로 700여 점의 매화나무와 분재를 16억8,700만 원이나 주고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공공기관에서 수목을 구입할 때 관련협회나 업체를 통해 복수의 견적서를 받은 뒤 예정가격을 산정하고 규격과 수량을 명시해 입찰하는 것과 비교하면 극히 이례적이다. 우 의원은 “낙찰 최저 가격으로 최상의 수목과 분재 구매가 가능한데도 특정인의 물품을 구매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더구나 한국문화테마파크 준공은 2020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분재는 뿌리내리기 등이 필요 없어 온실을 지은 뒤 개장에 맞춰 반입하면 된다. 개관 3년 전에 미리 반입하는 바람에 불필요한 인건비와 관리비만 이미 1억9,000만 원이나 지출했다. 앞으로 개장 때까지 추가비용도 2억4,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우 의원은 “매화공원이 테마파크와 이원화돼 관광객의 집중도가 떨어진다”며 “공원조성 부지를 테마파크의 한옥과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활용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장욱현 영주시장은 “전문가 자문회의에서 선비를 상징하는 매화를 주력 콘텐츠로 발굴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의견에 따라 매화공원을 조성했다”며 “매화분재 등은 조달청 조경수목 단가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용호기자 ly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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