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엔 정승일, 특허청장에 박원주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외교부 1차관에 조현(61) 외교부 2차관, 외교부 2차관에 이태호(58) 청와대 통상비서관, 국립외교원장에 조세영(57) 동서대 국제학부 특임교수 겸 일본연구센터 소장을 각각 임명하며 외교 라인업을 전면 교체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에 정승일(53) 한국가스공사 사장, 특허청장에 박원주(54)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을 각각 발탁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차관급 인사를 발표했다. 전북 익산 출신인 조현 1차관은 외무고시 13회를 거쳐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주오스트리아대사, 주인도대사 등을 역임한 다자외교 전문가다.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한-멕시코 FTA 협상에도 참여했고, 탄도미사일확산방지행동규범(HCOC) 의장 등을 역임하는 등 통상ㆍ군축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쌓았다.
경남 진주 출신인 이태호 2차관은 외시 16회로 공직에 입문해 외교부 FTA정책국장, 주모로코대사, 경제외교조정관 등을 거쳤다. FTA 협상 경험이 많은 경제통상분야 전문가로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하며 한미 FTA 개정협상, 신남방ㆍ북방 정책 등을 다뤘다. 윤 수석은 “외교부에서 통상교섭 분야의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경제통상 전문가로 경제외교, 다자외교 및 재외동포 보호 등 당면 과제를 원만하게 추진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개했다.
조세영 국립외교원장은 외시 18회를 거쳐 주중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주일본대사관 공사참사관, 동북아시아국장 등을 거친 동북아 전문가다. 김영삼ㆍ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대통령의 일본어 통역을 맡았다. 지난해 외교부장관 직속 한일위안부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TF) 부위원장으로 참여해 위안부 합의의 문제점을 밝혀내기도 했다.
이번에 교체된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조병제 국립외교원장이 외교부에서 손꼽히는 ‘북미통’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청와대와 외교부장관이 고위급 외교를 통해 북한 핵 문제와 대미외교를 풀어가는 만큼 외교부는 외교다변화와 통상외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대미외교에 소극적 모습을 보인 외교부를 향한 청와대의 불만이 반영된 인사라는 평가도 나온다.
정승일 신임 산업부 차관은 자유무역협정정책관, 무역투자실장, 에너지자원실장 등 산업부 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1월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과정에서 주영환 당시 산업부장관과 의견 충돌 끝에 사표를 냈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가스공사 사장으로 임명되며 부활, 이번 차관 인사를 통해 친정인 산업부로 복귀했다.
행시 31회 출신인 박원주 신임 특허청장은 산업부 기획조정실장, 산업정책실장을 거쳐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 산업통상자원비서관을 지냈다. 지난해 에너지자원실장에 임명된 후 원전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에너지전환 정책에 집중해 왔다.
정지용 기자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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