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센 총리와도 첫 면담… 훈센 삼남 훈마니 ‘아버지 밀착 경호’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베트남을 찾은 이낙연 국무총리가 26일 활발한 ‘총리 외교’를 펼쳤다. 고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 장례식에 조문하기 위해 전날 베트남에 입국한 이 총리는 조문에 앞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첫 양자회담을 가진 데 이어 오후에는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도 면담했다.
이 총리는 이날 오후 하노이 대우호텔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첫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발전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 이 총리는 “훈센 총리는 국내 내전을 종식시키고 국민 통합을 리더십을 보여주었다”며 “한국과의 재수교에 기여한 데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훈센 총리는 “한국과의 외교 관계 재개에 보람을 느낀다. 양국 관계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발전 중에 있다”고 평가했다. 훈센 총리는 21년 전 친북 성향의 왕실과 북한의 반대를 무릅쓰고 한국과 외교 관계를 맺었다.
이날 회담에는 훈센 총리의 삼남인 훈마니 의원이 눈길을 끌었다. 캄퐁스페우주 국회의원인 그는 총리경호실장(대령)을 맡고 있다. 이날 약속시간(오후 2시)까지는 10분 가까이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훈센 총리와 캄보디아 측 관계자들은 회담장에 자리를 잡고 이 총리를 기다렸다. 그 사이 훈마니 의원은 아버지의 잔에 물을 직접 따르는 등 밀착 경호했고, 총리의 각종 질문에 응대했다. 한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날 회담에 캄보디아 측에서는 훈마니 의원 외 루이 데이비드 국무장관 등이 배석했다. 한국 측에서는 조현 외교부 2차관, 김도현 주베트남 대사, 이상렬 남아태국 심의관 등이 자리했다.
20분 가량 이어진 회담에서 훈센 총리는 한국의 경제발전 지원에 사의를 표시하면서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6만명의 캄보디아 국민들이 잘 지낼 수 있도록 살펴주고 있는 데 대해 이 총리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에 이 총리는 “한국에서 일하는 캄보디아 청년들이 기술을 습득해서 캄보디아 발전에 기여하기를 기대한다”며 다문화 가정에 대한 정부의 지원, 특히 다문화 가정의 아이들이 교육에 대한 지원 계획도 소개했다.
회담에 배석한 외교부 관계자는 이 밖에 양 총리는 양국 교역 진흥, 아세안 관련 상호협조 등 양국 관계 발전에 관해 상호 유익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전날 오후 9시쯤 베트남에 입국한 이 총리는 이날 오후 4시 항공편으로 귀국길에 올랐다.
하노이=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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