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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ㆍ김재환, 칭찬하자면 입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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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ㆍ김재환, 칭찬하자면 입이 아프다”

입력
2018.09.26 19:00
수정
2018.09.26 19:36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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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의 우승 주역 김재환과 양의지. 연합뉴스, 뉴스1
두산의 우승 주역 김재환과 양의지. 연합뉴스, 뉴스1

프로야구 144경기 체제에서 최소 경기(132)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김태형(51) 두산 감독은 26일 잠실 넥센전에 앞서 “시즌 전 걱정했던 부분을 잘 해결한 결과”라며 “외국인 투수, 중간 계투, 마무리에서 자기 역할을 잘해줬다”고 우승 원동력으로 마운드의 힘을 꼽았다.

외국인 타자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도 쉬어갈 타순 없이 압도적인 성적을 낸 타선을 김 감독이 따로 언급하지 않은 이유는 워낙 믿음이 강했기 때문이다. 그 중 4번 타자 김재환(30)과 안방마님 양의지(31)를 칭찬하자면 입이 아플 정도다.

김재환은 이날 44호 대포를 쏘아 올리면서 ‘잠실 홈런왕’을 사실상 예약했다. 공동 2위 그룹 박병호(넥센), 제이미 로맥(SK), 멜 로하스 주니어(KT)와는 4개 차다. 또 44개는 1998년 OB(전 두산)에서 42홈런을 친 타이론 우즈를 넘어선 베어스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이다. 우승을 확정한 전날엔 100득점을 채워 KBO리그 역대 최초로 3년 연속 30홈런ㆍ100타점ㆍ100득점을 달성했다.

김재환은 “주위에서 기록 얘기는 들어 알고 있었는데, 경기 시작 후 잊고 있다가 전광판에 뜨는 것을 보고 알았다”며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이름이 거론된다는 게 실감이 안 나고 그냥 멍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사실 선수들끼리 ‘올해 우승하자’라는 말만 했지, 우승 전력이라는 생각은 못했다”면서 “1위만 보고 1년을 버텼다”고 기뻐했다.

김재환이 타선을 이끌었다면 양의지는 팀 전체를 끌고 갔다. ‘곰 탈을 쓴 여우’라는 별명처럼 타자의 허를 찌르는 볼 배합과 안정된 투수리드 그리고 6월 중순까지 4할 타율을 유지하는 등 공ㆍ수에 걸쳐 빛났다.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양의지를 두고 구단들 사이에서는 “대체 얼마를 불러야 하나”라는 얘기가 나올 만큼 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양의지는 “일찍 우승을 확정해 마음이 편하다”며 “전반기에 치고 나가서 후반기에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초반에 많이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힘을 많이 쏟은 결과, 전반기에 말 그대로 날아다녔다”며 웃은 뒤 “이번 시즌 크게 아픈 데 없이 풀타임을 뛴 부분이 가장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재환과 양의지가 득점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재환과 양의지가 득점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영예는 자연스럽게 두산 집안 싸움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넥센 박병호가 홈런왕을 차지할 경우 표심이 기울 수도 있었지만 김재환이 앞서가며 유력한 MVP 후보가 됐다. 팀 공헌도를 비춰볼 때 양의지도 MVP 후보다. 하지만 둘은 무심하다. 김재환은 “MVP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고, 양의지는 “선수 생활 하면서 한번이라도 MVP 후보에 이름을 올리기 쉽지 않은데, 언급되는 자체만으로 기쁜 일”이라고 강조했다.

MVP 내부 경쟁은 묻어두고 둘은 ‘V6’를 바라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KIA에 패한 아픔을 잊지 않고 패권을 꼭 탈환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환은 “마지막 순간에 지는 것이 얼마나 안 좋은지 알게 됐다”면서 “무조건 이기고 싶다. 작년 경험을 교훈 삼아 모두가 1위로 한국시리즈에 가자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양의지도 “지난해 전반기를 5위로 마쳐 후반기에 따라잡느라 힘들었다”며 “그래서 시즌 초반에 승수를 많이 쌓아야 한다는 것을 느꼈고, 후반기에 일찍 우승해서 시간을 벌었다. 남은 기간 긴장을 풀지 않고 잘 준비해서 마지막에 웃겠다”고 다짐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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