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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블록버스터’ 캐버노 청문회, 중간선거 분수령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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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블록버스터’ 캐버노 청문회, 중간선거 분수령 될 듯

입력
2018.09.26 17:46
수정
2018.09.26 22: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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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인근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캐버노에 대해 적극 지지 의사를 표시했던 미 공화당 중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오른쪽)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사당 인근의 한 이탈리아 식당에서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지명자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캐버노에 대해 적극 지지 의사를 표시했던 미 공화당 중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오른쪽)에게 거칠게 항의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목요일의 블록버스터’가 11월 중간선거의 운명을 가를 것이다.”

성폭력 의혹을 받고 있는 브렛 캐버노(53) 미국 연방 대법관 후보자 청문회(27일)를 앞두고 미 정치권의 공방이 격화하고 있다. 캐버노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왔지만, 공화당 지도부와 트럼프 행정부는 임명 철회는 없다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캐버노를 옹호했던 공화당 중진 의원이 식당에서 쫓겨나는 등 반발 여론이 심상치 않자,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내부도 흔들리는 모습이다.

◇추가 성폭행 폭로에도 트럼프는 강경모드

캐버노 성 추문과 관련해 초반에 최대한 몸을 낮췄던 백악관은 공격 모드로 전환했다. 캐버노에 대한 잇따르는 의혹 제기가 공화당과 트럼프 대통령을 흔들기 위한 흠집 내기라며 역공에 나선 것이다. 피해 여성들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사건이 발생한 날짜, 시간, 장소 기록을 제시하라”며 물증을 요구하거나 “술에 취했다면서 당시 상황이 기억나느냐”며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사기극(CON GAME)”이라며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워싱턴포스트는 26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캐버노 문제를 보수 지지층 결집에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고, CNN 역시 “어차피 여성 유권자들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만큼, 공화당 입장에선 더는 잃을 게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풀이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상원 법사위원회가 후보자 청문회를 개최한 뒤 다음날인 28일 표결 절차를 곧바로 진행하겠다며 속도전을 예고했다.

현재까지 캐버노에게 성폭행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2명이다. 크리스틴 블레이시 포드(51) 팰로앨토대 교수는 36년 전 캐버노가 고교 시절 모임에서 술에 취해 강제로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데보라 라미레즈(53)란 여성도 미 시사주간지 뉴요커 인터뷰를 통해 예일대 재학 시절 캐버노가 동의 없이 자신의 얼굴에 성기를 접촉했다고 추가 폭로에 나섰다. 그러나 캐버노는 부인까지 대동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은 고교 졸업 이후 몇 해 동안 여성과 성관계를 맺지 않았다”며 결백을 주장했다. 포드 교수는 27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 증언대에 직접 서 캐버노와 진실 게임을 벌인다.

◇“토머스 악몽 우려” 대리 심문 나서는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과 지도부의 정면 돌파 방침에도, 공화당 의원들은 몸을 사리고 있다. CNN에 따르면 청문회에서 상원 법사위 소속 공화당 남성 의원 11명은 포드 교수를 직접 심문하는 대신, 성폭행 사건 전문 여성 변호사를 질문자로 내세우기로 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직접 질의 응답에 나선다.

공화당 의원들의 대리 심문 결정에 대해 폴리티코는 “남성 의원들이 피해 여성을 편향적으로 몰아 붙이다 역풍이 불었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 청문회처럼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91년 성추문 의혹이 불거진 토머스 대법관 청문회 당시 증인으로 나선 애니타 힐에게 공화당 남성 의원들이 노골적으로 토머스 대법관 편을 드는 심문을 진행하면서 여성들이 크게 분노했고, 이는 다음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패배로 이어졌다.

‘반(反)캐버노’ 여론은 공화당 의원들에게 큰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캐버노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공화당 중진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은 부인과 지난 24일 워싱턴 의사당 인근의 식당에 저녁 식사를 하러 갔다가 캐버노 지명 반대 시위대의 거친 항의를 받고 쫓겨나다시피 황급히 자리를 뜨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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