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석 밥상의 메인 메뉴는 평양 남북정상회담이었다. TV에선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온종일 방영됐다. 하지만 역시 먹고 사는 문제는 영원한 화두다. 이내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고 누군가는 “평화가 밥 먹여주냐”며 볼멘소리를 냈다. 지역주민들 대부분의 반응도 같았다. “남북정책은 잘했으니 이제 경제를 좀 살려봐라”였다.
작년 이즈음이 생각났다. 문 대통령 취임 나흘 만에 시작된 북한의 도발은 11번의 미사일 도발에 6차 핵실험까지 한반도 전쟁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다. 보수언론은 ‘추석 때 만난 사람마다 전쟁 나냐고 묻더라’는 제목을 뽑아내며 불안을 부추겼고, 야당 의원들은 현정부가 안보와 북핵 대책이 없고 무능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천신만고 끝에 평화를 열었다. 살얼음판 같던 남북정세 속에 문 정부는 포기하지 않고 대화의 문을 열고 노력했다. 누군가의 냉소 어린 비난처럼 평화가 밥먹여 준다고 하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평화가 우리의 밥을 지켜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평화가 밥이고, 평화가 경제고, 평화가 민생을 일으키는 원동력이다. 평화가 정착돼야 경제도 꽃피울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다.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의 기틀이 만들어진 것은 불과 1년도 되지 않았다. 지난해 추석 즈음 새 정부 국정운영 패러다임의 큰 틀로 결정됐고, 예산으로 풀어낸 것도 6개월 남짓일 뿐이다. 그런데 야당과 보수 언론은 소득주도성장을 당장 폐기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언론 보도에 자극 받은 민심을 향해 나는 다이어트 경험을 곁들여 “지금 우리 경제는 체질 자체를 바꾸는 중”이라고 말씀 드렸다. 몇 년 전 갑자기 불어난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매일 밤 30분씩 달리기를 시작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일주일 후 오히려 체중이 불어났다. 충격이었다. 소득주도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했는데 오히려 소득과 일자리가 감소됐다는 성적표를 받았을 때 경제 컨트롤타워들이 받았을 느낌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당시 나도 달리기를 멈추고 다른 운동을 할까 고민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주일 만에 당장 효과는 안 났지만 한달간 꾸준히 달린 결과 결국 체중감량에 성공했다. 일관된 실천이 중요하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됐다.
이렇게 차근히 얘기해나가다 보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신다. 평화가 일관된 정책과 인내 속에 비옥해지고 열매를 맺을 수 있듯이 경제도 마찬가지다. 조금은 늦지만 꾸준히 한 발씩을 나아가고 있다. 실제 상용근로자와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있고, 고용보험 가입자도 꾸준히 증가하는 고용의 질적 향상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시행된 기초연금 인상과 아동수당 지급은 가처분 소득을 높여 경제소득을 전반적으로 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다.
추석 연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선 그간 야당과 풀기 어려웠던 법안들이 통과됐다. 상가임대차보호법과 규제혁신 법안들이다. 이는 경제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 따뜻한 봄에는 경제도 움트고 민생의 꽃이 활짝 필 것이라 확신한다.
송갑석·더불어민주당 광주 서구갑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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