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2차 정상회담 개최 곧 발표”
문재인 대통령 “북미 정상회담 조기 개최, 성공 기원”
한미 FTA 개정 협정 서명식도 진행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평양 남북 정상회담 결과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이 “곧 발표될 것”이라며 “1차 회담과 비슷한 형식으로 열리겠지만, 아마 (싱가포르가 아닌) 다른 장소일 것”이라고 밝혔다.
73차 유엔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롯데 뉴욕팰리스호텔에서 오후 2시50분부터 4시11분까지 81분간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5번째이며, 지난 5월 말 워싱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약 4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한미 정상은 회담에서 18~20일 끝난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고,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또 정상회담 후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서명식을 갖고 ‘한미 FTA에 관한 정상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신뢰와 기대를 거듭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만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에 만나 비핵화 과정을 조속히 끝내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며 “미북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와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멀지 않은 미래에 가지게 될 것”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 실무작업을 준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정부 관계자들과 접촉 중에 있다”며 “그래서 비교적 근시일 내에 구체적인 장소 등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6ㆍ12 싱가포르 정상회담과 비슷한 형식으로 개최되겠지만 장소는 싱가포르가 아닌 미국, 북한, 한국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이제 북한의 핵 포기는 북한 내부에서도 되돌릴 수 없을 만큼 공식화됐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전세계 언론 앞에서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또 내가 15만명의 평양 시민들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한 비핵화 합의를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은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께 전해달라는 김 위원장의 메시지도 있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구축, 미북 간의 대화와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비공개 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영변 핵시설 폐기 등 비핵화 의지를 전달하고, 6ㆍ25전쟁 종전선언 필요성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내가 보기에는 상당히 개방적이고 훌륭한 생각을 갖고 있고 무언가 이루고자 하는 그러한 바람을 갖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은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이 있고, 김 위원장과 북한 주민도 이와 같은 잠재력을 확인하기를 바란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두 정상은 한미 FTA 개정 협상 타결도 높이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 협상은 굳건한 한미동맹이 경제 영역으로까지 확장된 것”며 “이번에 우리가 더 좋은 개정 협상을 함으로써 한미 간 교역관계는 보다 자유롭고 공정하고 호혜적인 협정이 됐고, 양국 경제협력 관계를 한 단계 더 높이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에 아주 불공평했던 무역 협정을 다시 재협상한 것”이라며 “오랜 낡은 협정이 아니라 아주 새로운 일신된 협정이고 양국에게 도움이 되는 협정”이라고 자평했다.
이날 회담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조윤제 주미대사 등이 배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 등이 자리했다.
뉴욕=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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