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민 대통령 패배 인정할 지가 변수
인도양의 섬나라 몰디브 대선에서 야권연대 후보가 현 대통령을 꺾고 당선되는 이변을 토했다.
23일(현지시간) DPA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대선투표에서 야권연대 후보인 이브라힘 모하메드 솔리(54)가 개표가 마무리되는 상황에서 58.4%를 확보, 승리를 확정 지었다. 반면 재선에 도전했던 압둘라 야민(59) 대통령은 41.6%를 얻는데 그쳤다. 솔리 후보는 “상당수에게는 어려운 여정이었다. 추방 당하거나 감옥에 가야 했던 여정이었다”며 “행복한 순간이며, 희망의 순간이며,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당초 선거 결과는 절대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야민 대통령에게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다. 앞서 야민 대통령은 나시드 전 대통령 등 야당 인사 9명에 대해 대법원이 재심과 석방 등을 명령하자 반발, 올해 2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법원장과 대법관을 테러와 부패 혐의로 체포했다. 이어 야당 인사들의 복권을 막고 대법원 구성을 여당에 우호적으로 바꿨다.
이런 이유로 남은 변수는 야민 대통령이 순수히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냐 이다. 헌법 상 야민 대통령이 11월 7일까지 임기를 유지할 수 있어 그 사이 비상사태를 선포하거나 선거결과 무효를 선언한 뒤 재선거를 치르겠다고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1994년 의원에 당선되며 정계에 진출한 솔리 후보는 야민 대통령의 이복형인 압둘 가윰 전 대통령의 독재 치하에서 다당제 대선을 도입하기 위해 투쟁한 민주화 인사이다. 야민 대통령의 최대 정적인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의 오랜 동지이기도 하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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