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개혁과 관련, “총수보다 가신(家臣)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21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재벌개혁의 핵심은 재벌총수 3세가 결정이 필요할 때 이를 미루지 않고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기업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총수 3세의 의사결정을 머뭇거리게 만드는 가신이 문제"라고 비판했다.
선대 총수를 보좌하던 임원인 '가신'들이 인(人)의 장막을 펼치며 재벌 3세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일관된 결정을 막고 있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그는 대표적 사례로 ‘일감 몰아주기’를 꼽은 뒤 “그룹에는 오히려 손해를 끼치고 총수 일가에만 이익인 불공정한 거래 관계를 끊어내는 데는 총수 3세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나라 재벌의 문제는 총수 2, 3세의 문제가 아니라 주변 가신들 문제가 컸다”며 “합리성보다는 총수 일가에게 유리한 쪽으로 계획을 짜고 이를 통해 보상을 받는 구조를 푸는 게 재벌개혁의 핵심”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이날 삼성물산의 주식을 처분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된 점에 대해 “시장에서는 빨리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기대한 만큼 빠르진 않았다”며 “순환출자가 (기업 경영에서) 소멸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평가했다.
세종=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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