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를 맞은 주식 투자자들이 해외 시장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쉬는 사흘간 해외 경제 사정이 연휴 이후 국내 주식시장에 고스란히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연휴 이후 첫 장이 열리기 직전(27일 새벽) 미국 기준금리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 투자자들의 긴장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도 엇갈린다. 과거 연휴 기간 해외 증시 흐름이 좋지 않아 이번에도 조심하는 것이 좋다는 ‘신중론’이 나오는 한편 최근 긍정적인 증시 흐름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낙관론’도 만만찮다.
투자자들이 추석 연휴에 마음을 못 놓는 이유는 과거 국내 증시가 쉬는 동안 악재가 연이어 터지며 불안에 떨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24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1년간의 추석 연휴 중 9차례나 해외 시장이 1.96%(표준편차 수준) 이상 움직였다. 이 중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을 비롯해 6차례는 하락했으며 이는 고스란히 추석 연휴 이후 국내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증시 하락 이후에도 국내 증시가 상승한 것은 2015년 추석 한 차례뿐이다.
더구나 올해 추석 연휴 기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FOMC가 예정돼 있다. 투자자들이 연휴를 마치고 돌아오는 27일 새벽에 결과가 발표된다.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12월에도 금리를 올릴지, 연준 위원들이 내년에는 몇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있는지가 변수다. 블룸버그 기준 9월 금리인상 확률은 99.8%, 9월과 12월 두 차례 모두 금리를 올릴 확률은 77.4%에 달한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결정과 더불어 연준의 경기 판단과 내년 기준금리 예상치가 주목된다”며 “내년에도 상당 수준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수 있다는 부담감 때문에 시장 금리도 고점 수준까지 높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의 강세가 추석 연휴에도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지난 20일(현지시간) 각각 2만6,656.98, 2,930.75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이 영향으로 연휴 전날인 21일 코스피 지수는 15.72포인트(0.68%) 상승한 2,339.17, 코스닥은 6.71포인트(0.82%) 오른 827.84를 기록하며 과거 연휴 직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 부과가 24일 발효됐지만 세율이 당초 예상됐던 25%보다는 다소 낮은 10%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2019년부터 25%로 관세를 인상할 예정이지만 그 사이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시장은 최악의 경우의 수(25% 관세 부과)를 예상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차악의 카드(10% 관세 부과)를 꺼내들자 안도하는 모습”이라며 “연준의 금리 인상이 ‘긴축 발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연휴 이후에는 증시가 더 큰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투자자들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미리 주식을 팔았다가 연휴가 끝나면 다시 사들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011년 이후 코스피는 연휴 이전 7거래일간 평균 0.6% 하락한 뒤 연휴 이후에는 0.7% 상승했다”며 “연휴 이전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에 따른 공백이 연휴가 지나면 해소됨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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