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남북 정상회담을 결과를 접한 보수와 진보 성향 정당들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범여권은 남북관계 개선의 획기적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하면서 후속 조치에 방점을 둔 반면 보수 성향 정당들은 비핵화와 관련해 전혀 성과가 없는 회담이었다고 평가절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미관계 등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기류를 이어가기 위한 국회 차원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2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다녀오신 뒤에 바로 후속 작업을 할 수 있도록 당에서 대미 외교특사단을 구성해 파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후속 움직임과 관련해 미국의 의중이 가장 중요한 만큼 당 차원에서도 이를 최대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앞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국회도 입법으로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와 평양공동선언 이행에 초당적으로 협력해줄 것을 야당에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여당의 기류와 대조적으로 보수 야당들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합의 등에 비판을 쏟아 내며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군사분계선 상공에 비행금지 구역을 설정하고 정찰자산을 스스로 봉쇄했다. ‘노무현정부 시즌2’ 정부답게 노 전 대통령이 포기하려 했던 NLL을 문재인 대통령이 확실하게 포기하고 말았다”면서 “국회 국방위원회를 소집해 서해 영토주권 포기의 진실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핵화와 관계없이 남북관계에 속도를 낸다는 게 평양선언의 요체”라며 특히 경제협력 부분과 관련 “비핵화 교착과 무관하게 남북관계에 속도를 내는 것은 향후 한미공조에 어려움을 주고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불가능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에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다녀 온 이해찬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을 찾아 남북 국회회담 추진 등 논의 내용을 전달했다. 비공개 면담 직후 박주현 평화당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문 의장도 그렇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그렇고 국회 회담을 하면 결실이나 성과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면담에서 나온 대체적인 얘기는 ‘(남북 국회회담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단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정상회담 기간 중 북한 고위급 인사들 면담 불발로 불거진 ‘노쇼’(No-Show·예약취소) 논란에 대해서도 박 대변인은 “그곳이 전화나 인터넷인 잘 안 되는데다 협의하는 과정에서 일정이 중간중간 바뀌었다”며 “오히려 북측에서 일이 미숙해 죄송해 했다”고 전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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