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확약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이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보도된 적은 있으나 영상 매체인 조선중앙TV에서 보도되기는 처음이다.
조선중앙TV는 21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특별수행원들의 지난 19일 행보를 소개하는 영상을 약 25분간 방영했다. 여기서 조선중앙TV는 김 위원장이 “조선반도(한반도)를 핵무기도 없는 평화의 땅으로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나가기로 확약한 데 대해 강조하시었다”고 소개했다.
북한 주민들이 시청하는 조선중앙TV에 김 위원장의 비핵화 발언을 공개한 것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주민들의 이해와 공감대가 이미 상당 부분 형성돼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또 내부 주민들에게 이를 공표할 수 있을만큼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진정성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풀이된다.
조선중앙TV는 또 문 대통령이 지난 19일 평양 5ㆍ1경기장에서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연설하는 모습도 방영했다. 드론으로 형상한 ‘빛나는 조국’이라는 대집단체조 제목이 5ㆍ1경기장 상공에 등장했고,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등장에 평양 시민들이 열광하는 장면도 담았다. 다만 문 대통령이 연설하는 육성이 방송에 나오지는 않았다.
북한은 두 정상의 백두산 등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삼천리 강토를 한 지맥으로 안고 거연히 솟아 빛나는 민족의 성산 백두산이 반만년 민족사에 특기할 격동의 순간을 맞이하였다”면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부부가 함께 백두산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북남 수뇌분들께서 민족의 상징인 백두산에 함께 오르시어 북남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의 새 시대에 뚜렷한 자욱을 새기신 것은 민족사에 특기할 역사적 사변으로 된다”고 강조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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