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도 가을이 왔다.
각양각색의 옷차림으로 출근길을 나서는 평양 주민들의 밝은 모습에서 한반도 평화 정착의 결실이 시나브로 익어가는 분위기다.
반미 구호와 포스터가 자리했던 버스정류장 광고판에 알록달록 가방을 책상 위에 올려 놓은 채 밝은 표정의 초등학교 교실 사진이 붙어 있다.
길거리에는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친구와 어깨동무한 채 하교하는 남학생들이 보이고, 제복을 입었지만 하이힐을 신고 인도를 걸어가는 젊은 여성의 모습도 이채롭다.
노점상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주민이나 퀵보드를 탄 아이와 함께 거리에 나선 부모의 얼굴에도 여유가 묻어난다.
한편, 대동강 수산물 식당에서 고급 양장을 입고 고가로 보이는 가방을 든 채 수족관을 구경하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고, 대중교통을 기다리며 ‘손전화’라 불리는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사람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방북 후 귀국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길에서 보는 시민들도 여유롭고 활기 있는 모습이었다”며 “특히 조성된 거리와 건물들의 규모와 모습에 놀랐다”고 북한의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내외와 주민들의 환대를 받으며 3차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번 회담은 첫날 순안공항 도착을 시작으로 마지막 날 백두산 천지를 방문해 전에 없던 역사적인 발자취를 남겼다. 특히 19일 저녁 5.1경기장에서 15만 명의 평양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문대통령이 육성으로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은 남북 관계가 한층 진일보 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3일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사진공동취재단이 기록한 2천여 장의 사진을 통해 달라진 평양 주민들의 모습을 보며 올해는 한반도에 완전한 평화가 결실을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홍인기 기자
정리=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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