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 반려동물 보유가구 비율은 28.1%(593만가구)에 이른다. 네 집 건너 한 집이 반려동물을 기르는 셈이다. 이 중 개를 키우는 가구는 전체 반려동물 보유가구의 85.8%로 추정된다. 5일간의 추석 연휴 동안 반려견과 귀향길에 동행하거나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반려견과 장거리를 이동할 때 필요한 상식을 익혀둘 필요도 있다. 국립축산과학원 영양생리팀의 조언을 참고해 보자.
자동차나 기차 등을 타고 장기간 이동할 계획이라면 반려견의 멀미 증상에 미리 대비하는 게 좋다. 차멀미를 하는 반려견은 수의사로부터 미리 멀미약을 처방 받아 복용해야 한다. 반려동물용과 용량과 성분이 다른 사람용 멀미약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어린 강아지는 멀미에 더 취약할 수 있으므로, 1시간여마다 휴게소에 들려 휴식을 취하거나 물을 주는 게 낫다.
사료는 출발하기 6~8시간 전 주면 이동 중 구토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이동 중에 불가피하게 사료를 줘야 하는 상황이라면 물기가 없는 사료보다 습식 사료가 좋다 칼로리가 적고 포만감이 커 허기를 달래는 효과가 더 크다. 닭가슴살, 밥 등을 이용해 간단한 수제 간식을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물은 이동 중 수시로 줘야 한다. 소경민 국립축산과학원 영양생리팀 연구사는 “개도 사람처럼 긴장하면 침이 마를 수 있기 때문에 물을 자주 줘야 한다”면서 “소변 처리가 걱정이라면 시중에 나와있는 기저귀나 패드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명절 동안 기름기가 많은 추석 음식을 주는 것은 피해야 한다. 파전이나 고기전처럼 지방이 많이 포함된 음식은 비만의 원인이 되고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뼈가 있는 음식을 잘못 줬다가 사고로 이어지는 일도 잦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닭뼈나 생선가시처럼 날카로운 것은 목에 걸리거나 위장벽을 관통할 수도 있다.
보호자가 아닌 친인척도 반려동물에게 주면 안 되는 음식들을 알아두면 좋다. 포도나 건포도는 소량만 먹어도 급성신부전을 일으킬 수 있다. 마늘, 양파, 초콜릿, 카페인, 마카다미아, 아보카도, 자일리톨 함유 식품 등도 개에겐 위험한 식품이다.
집을 떠나 낯선 환경에 놓이는 것도 반려동물에겐 스트레스다. 특히 반려동물을 다루는데 익숙하지 않은 어린 아이들로 인해 골절상을 입는 경우도 있다. 여러 사람이 모여 언성이 높아지거나 반려동물에게 앞다퉈 달려들 경우 방어행동을 취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반려견을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성격이나 싫어하는 행동들을 미리 일러주는 게 좋다. 반려견이 조용히 쉴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도 방법이다. 평소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이동형 집을 함께 가져가 낯선 환경과 분리해 주면 좋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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