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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기에 몰린 LG, ‘삼성식 트레이닝’ 독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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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기에 몰린 LG, ‘삼성식 트레이닝’ 독 됐나

입력
2018.09.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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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욱 LG 코치. LG 제공
김현욱 LG 코치. LG 제공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전열을 재정비한 듯했던 LG가 다시 4연패에 빠지며 5위 수성에 빨간 불이 켜졌다.

LG의 후반기 ‘역대급 급락’의 원인은 부상자들의 속출이었다. 그로기 상태에 몰렸던 LG는 천금 같은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하는 듯했다. 하지만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간판타자 김현수가 발목 부상으로 낙마하더니 20일엔 투수 김지용의 수술 소식이 들렸다. 부진했던 에이스 헨리 소사는 휴식기 이후 첫 등판이었던 8일 한화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회복 조짐을 보이는가 싶더니 이후 2경기에서 연속 6실점하며 다시 안 좋았던 모습으로 돌아갔다. 소사는 후반기 초반 엉덩이 근육 손상을 안고 뛴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즌 내내 누적된 과로를 짧은 휴식기로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판명난 셈이다. 소사뿐 아니라 부상 후 복귀한 투수들도 모두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오른 팔꿈치가 고장난 김지용은 결국 수술대에 오르기로 했고, 고관절 부상 후유증에 시달렸던 차우찬, 팔꿈치 근육 손상으로 이탈했다 돌아온 타일러 윌슨도 불안하다. 허리 통증을 호소했던 마무리 정찬헌도 위태위태하다.

지난 시즌 팀 평균자책점 1위, 올 시즌 전반기까지도 승승장구하던 LG 마운드의 집단 부상과 부진은 우연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류중일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LG가 중반에 부상자가 나오고 뒷심이 없다는 이야기도 있더라. 체력이 약하지 않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는데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당사자가 되고 말았다. 류 감독은 LG 지휘봉을 잡으면서 김현욱, 곽현희 코치를 영입해 이른바 ‘삼성식 트레이닝 기법’을 LG에 심고자 했다. 강인한 체력과 훈련을 표방하는 주의다. 그러나 장기 레이스에서 이는 독이 됐다는 지적이다. 안 그래도 최소한의 ‘믿는 선수’만 쓰는 류중일 감독의 기용 방식 아래 주전 선수들은 지친 몸을 호소하지만 ‘근성’만을 강조하는 트레이닝 파트의 기조는 변함 없었다. 모 구단의 베테랑 트레이너는 “체력은 스프링캠프 때 키우는 것이다. 시즌 중 필요 이상의 운동은 절대 금물”이라고 말했다.

결국 LG는 선수들 개개인의 특성과 몸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아는 ‘LG맨’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를 지난달 다시 1군으로 불러 올려 ‘SOS’를 쳤다. 하지만 현 체제에서 김 코치의 역할은 한계가 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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