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정이었지만 잊지 못할 참으로 뜻깊고 울컥한 순간들이었습니다.”
김형석 작곡가는 18~20일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으로 북한을 다녀온 소감을 20일 이렇게 밝힌 뒤 “역사적인 순간에 함께 하게 돼서 영광이었다”고 벅차했다.
김 작곡가 외가의 고향은 함경도다. 실향민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평양 시민과 우리 측이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며 목이 메었다”고 전했다. 더불어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하고 백두산 등반까지 손을 맞잡고 동행하는 걸 보면서 비핵화와 평화 통일의 의지를 다시 한번 함께 확인하는 감격의 일정이었다고”도 방북 소감을 보탰다.
김 작곡가는 가수 알리와 에일리 그리고 래퍼 지코와 문화예술계 특별수행원으로 2박 3일의 방북 일정을 소화했다. 김 작곡가는 이날 삼지연초대소에서 열린 만찬에서 피아노를 연주했다. 알리는 같은 날 백두산 천지에서 노래 ‘진도아리랑’을 불렀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내외는 이 곡의 후렴을 따라 해 따뜻함을 연출했다.
김 작곡가와 알리, 에일리 그리고 지코는 지난 19일 5ㆍ1 경기장에서 열린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기념 종합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을 지켜봤다. 에일리는 “멋진 공연을 보여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너무 감동적”이라고 놀라워했다. 지코는 “이때까지 보지 못한 규모의 공연이어서 그저 넋을 놓고 보게 됐다”고 했다.
네 명은 옥류관에 가 평양냉면도 맛봤다. 지코는 “제가 먹어온 평양냉면 맛의 최대치를 생각하고 먹었는데 전혀 다르더라”라며 “소스를 가미해 먹는데 밍밍하지 않고 매콤하면서도 맛이 확실히 느껴지되 자극적이지는 않은 균형 잡힌 맛”이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마친 남북은 다음 달 북한의 평양예술단이 서울을 방문해 공연 ‘가을이 왔다’로 교류를 잇는다. 지난 4월 우리 예술단이 평양에서 ‘봄이 온다’란 이름으로 공연한 것에 대한 북한의 화답 무대다. 공연 장소로는 서울 여의도 KBS홀과 장충체육관 등이 물망에 올랐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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