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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의결... 내홍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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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의결... 내홍 번지나

입력
2018.09.20 18:56
수정
2018.09.20 19: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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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20일 전국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당협위원장) 일괄 사퇴안을 의결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취임 초 구상보다 다소 이른 인적쇄신 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하지만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가 전례를 찾기 힘든 일이라는 점에서 그 의도를 놓고 내부 반발도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직후 “다음달 1일자로 전국 당협위원장 전원이 일괄 사퇴하는 것으로 만장일치 의결했다”고 밝혔다. 전국 253곳의 당협 중 위원장이 현재 공석인 22곳을 뺀 231곳의 당협위원장 전원이 사퇴 대상에 포함된다.

비대위는 일괄사퇴가 마무리되면 곧장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를 구성해 각 당협에 대한 심사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조강특위를 거쳐 기존 당협위원장이 재임명되거나 새로운 인물로 대체된다. 지도부는 연말까지 당협 정비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구상이다.

보통 1년 임기의 당협위원장 정비는 보통 연말쯤 부분적으로 단행돼 왔다. 당협위원장 전원을 대상으로 시기를 당겨 정비에 나선 것은 다소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때문에 당 내부에서는 당 쇄신 작업에 따른 가시적 결과가 보이지 않는다는 일각의 비판을 비대위가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단순히 인적쇄신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매년 당협위원장 활동을 당원과 국민의 눈높이에서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신임과 교체의 절차를 관행으로 만든다면 당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당 내부는 다소 술렁이는 분위기다. 전반적으로 계파를 떠나 긍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중립 성향의 정양석 의원은 이날 “기득권 내려놓기를 보여줄 뿐 아니라, 당 내부에 역동성이 생길 수 있다”며 “무엇보다 패배의식에서 벗어난 인사가 많이 충원되면 도약의 계기가 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친박계인 이장우 의원도 “지도부가 여러 고려를 해서 한 것인데 일단 잘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정용기 의원은 “현 시점에서 국민이 바라는 건 당협위원장 물갈이가 아니라 민생 현장 목소리를 적극 챙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대위원인 박덕흠 의원도 이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비판적 입장에 있는 의원들 사이에서는 현 지도부 중 내년 초 예정된 전당대회를 의식한 쪽에서 이와 연결된 그림을 그리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흘러나온다. 심재철 의원은 “아닌 밤에 홍두깨라고 혹시 줄세우기를 생각하는 거 아닌지 의심도 당연히 든다”고 말했다. 심 의원 외에도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서 일부 의원들의 반대 의견이 개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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