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문재인 대통령을 백두산 관문인 삼지연공항으로 안내한 비행기는 공군 1호기가 아닌 공군 2호기였다.
이날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평양으로 갈 때 탑승한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 대신 물품 수송을 위해 들어가 있던 공군 2호기를 타고 백두산 인근 삼지연공항에 내렸다. 백두산 등반을 마치고 곧장 서울 성남공항으로 귀환할 때도 공군 2호기를 이용했다. 대통령이 전용기 대신 예비 비행기 격인 공군 2호기에 탄 것은 삼지연공항의 열악한 시설을 고려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지연공항은 양강도 삼지연군 신무성 노동자구에 위치한 비행장으로 양강도에서는 규모가 가장 크다. 백두산 천지로부터 30㎞, 백두산 일대에 마련된 트레킹 코스로부터는 11㎞가량 떨어져 있어 백두산 관광 시 이용하는 전용 공항이다. 김정은 체제 출범 후 관광사업이 활성화되면서 2014년부터 평양 순안공항과 삼지연공항을 오가는 국내선이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이 3,300m, 폭 60m의 활주로 1개와 관제탑, 계기착륙시설, 무지향 표지 시설을 갖춰 이론적으론 중대형 비행기의 이착륙이 가능하지만 노후화가 걸림돌이다. 공항의 관제 시설이 열악해 항공기의 자동 유도 등이 쉽지 않고 하나밖에 없는 활주로의 폭이 좁고 길이도 상대적으로 짧아 대형기의 이착륙에 다소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측이 대형기인 공군 1호기 대신 소형기인 공군 2호기를 선택한 것도 이착륙시 안전 문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공군 2호기는 탑승 인원이 40명에 불과한 보잉 737-3Z8 기종이다. 200명 탑승이 가능한 보잉 747급 공군 1호기보다 기체가 작아 짧은 활주로에서 이착륙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공군 2호기는 항속 거리가 짧고 탑승 인원이 적어 주로 국내 이동이나 인근 국가 방문에 사용된다. 이번 평양 정상회담에서는 문 대통령이 공군 1호기로 출발하기 전 정상회담에 필요한 물품 수송을 위해 먼저 방북 길에 올랐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