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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난민 막고 싶으면 사하라 사막에 장벽 지어라” 황당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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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난민 막고 싶으면 사하라 사막에 장벽 지어라” 황당 발언

입력
2018.09.20 18:15
수정
2018.09.20 19:0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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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동하며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회동하며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충동적 성격을 보여주는 황당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동맹국 외무장관에게 ‘사막에 장벽을 건설하라’고 조언하는가 하면, 자신을 제대로 보좌하지 않는 측근 장관을 직설적으로 비판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리카 난민 문제로 고민하는 스페인의 조제프 보렐 외무장관에게 “사하라 사막에 장벽을 건설하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미 불법 이민자를 멕시코 국경장벽으로 막으려는 자신의 계획을 스페인이 본받을 경우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주장했다. WP는 보렐 장관이 “이민문제는 장벽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소신과 함께 “무엇보다 사하라 장벽은 멕시코 장벽 대비 그 규모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엄두를 낼 수 없다”고 말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사하라 장벽이 멕시코 장벽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사하라 사막의 동서 길이가 최소 4,800㎞로 미국ㆍ멕시코 국경(3,144㎞)의 1.5배라는 사실을 트럼프 대통령이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부에서도 또 다른 ‘가벼운 언사’로 비난을 자초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운영하는 ‘힐티비와의 인터뷰에서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겨냥해 “나는 법무장관이 없다. 그건 매우 슬프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맹목적인 충성심 때문에 세션스를 법무장관으로 발탁했으나, 이제는 그 결정을 후회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의 대선 개입 수사를 막지 못했다며 세션스 장관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밥 우드워드의 신작 ‘공포: 백악관 안의 트럼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세션스 장관을 “정신박약자”라고 독설까지 날렸다.

미국 언론은 최근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 증세가 폭발했다고 분석했다. WP는 “’법무장관이 없다’는 발언은, 세션스 장관에 대한 개인적인 배신감을 넘어 자신이 (같은 편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는 데서 오는 불안감과 분노를 여과 없이 표현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미 정치권에선 사법부의 독립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와 성토가 쏟아졌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 임명됐던 전직 검사 조이스 밴스는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법무장관이 아니라 법률 고문을 원하는 것 같다”면서 “법무장관은 대통령이 아니라 미국인들을 지키는 자리”라고 꼬집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던 전직 백악관 관리 역시 “학교 폭력배도 아니고, 대통령으로서 매우 부끄러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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