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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13차례 만나 20시간 함께 보내 ‘파격 2박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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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정상 13차례 만나 20시간 함께 보내 ‘파격 2박3일’

입력
2018.09.20 20:00
수정
2018.09.20 22: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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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을 방문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향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 내외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장군봉을 방문한 뒤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향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3차 남북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총 13회나 만남을 반복하며 20시간 가깝게 함께 보냈다.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회담에 비할 수 없는 파격적인 환대를 받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브로맨스’(남자들간의 친밀한 관계)를 과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함께한 순간순간은 역대 남북 정상회담 중 최장시간 만남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 2000년 정상회담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총 6차례 만나, 10시간을 함께 보냈다. 2007년 회담 때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동반 일정은 4차례, 6시간으로 되려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4ㆍ27 판문점 정상회담 때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전과 오후에 걸쳐 10시간 가까이 친교하는 친근한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3차 정상회담 첫째 날인 18일 두 정상은 깜짝 카퍼레이드 등 5개 일정을 함께하며 7시간 이상 밀착 행보를 선보였다. 4ㆍ25 문화회관에서의 환영행사가 첫날 유일한 동반일정이었던 2007년 방북 때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평양 순안공항에서 뜨거운 첫 포옹을 나눴다. 이후 다른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듯 했던 두 정상은 평양 도심 입구에서 무개차로 갈아타고 1시간 가량 카퍼레이드까지 함께했다.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한 이후에도 문 대통령은 별도 오찬과 휴식으로 보낸 4시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을 김 위원장과 동행했다. 두 정상은 오후 3시30분 경부터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2시간 동안 회담한 뒤, 평양대극장에서 함께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목란관에서 이어진 공식 만찬자리는 2시간을 훌쩍 넘겨 밤까지 계속됐다.

9월 평양공동선언문이 발표된 19일에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4개 동반일정을 소화하며 6시간 40분 가량 친교했다. 이날 오전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숙소인 백화원을 직접 찾아 70분간 회담하는 ‘파격 의전’으로 눈길을 끌기도 했다. 서명식과 공동 기자회견까지 마친 두 정상은 평양시내 옥류관에서 80분간 오찬을 함께했다. 김 위원장 내외는 만찬 메뉴인 평양냉면을 주제로 가벼운 농담을 던지며 시종 분위기를 부드럽게 이끌었다.

문 대통령은 영빈관 식수행사와 만수대창작사 참관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7시쯤 김 위원장 내외와 대동강수산물시장에서 재회해 세 번째 식사를 함께 했다. 이후 두 정상 내외는 오후 10시 30분까지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진행된 ‘빛나는 조국’ 집단체조 공연을 함께 관람했다. 북측은 이념성이 강한 내용을 제외하고 두 정상이 4ㆍ27 정상회담에서 악수하는 영상을 상영하는 등 남측을 배려하는 모습이었고, 문 대통령도 남북 화합의 메시지가 담긴 연설로 화답했다.

20일 두 정상은 백두산 천지 방문을 포함한 4개 일정을 끝으로 2박 3일간의 정상회담을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오전 8시20분쯤 삼지연공항에서 김 위원장 내외와 만나 백두산 반등에 나섰다. 두 정상 내외는 3시간 가량 함께 기념 사진을 찍고, 천지를 둘러봤다. 삼지연초대소에서 이어진 마지막 오찬 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4ㆍ27 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산책처럼 단 둘이 초대소 일대를 거닐며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삼지연공항으로 이동해 김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인사들의 환송을 받으며 귀환길에 올랐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ㆍ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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