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에 맞춰 ‘통 큰 선물’을 내놨다. 2톤 분량의 송이버섯으로, 문 대통령은 이를 미상봉 이산가족에게 추석 선물로 전달할 계획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오후 브리핑에서 “대통령 내외가 북한에 머문 시점에 김 위원장의 선물이 먼저 도착했다”며 “김 위원장이 선물한 송이버섯 2톤이 오늘 새벽 5시30분쯤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수송기 편으로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송이버섯 2톤은 아직 이산의 한을 풀지 못한 미상봉 이산가족들에게 모두 나눠 보내드릴 것”이라며 “특히 고령자를 우선해 4,000여명을 선정했고, 송이버섯 500g씩을 추석 전에 받아보시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송이버섯의 검사ㆍ검역 절차를 마치고 선물 발송을 위한 포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선물에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도 함께 담길 예정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미상봉 이산가족들에게 “북한에서 마음을 담아 송이버섯을 보내왔다. 북녘 산천 향기가 그대로 담겨있다”며 “부모 형제를 그리는 여러분에게 조금이라도 위로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또 “보고픈 가족의 얼굴을 보듬으며 얼싸안을 날이 꼭 올 것이다”라며 “그날까지 건강하기 바란다”고 기원했다.
북측이 우리 대통령에게 송이버섯을 선물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추석 선물로 송이버섯을 보냈으며, 2007년 정상회담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송이버섯을 선물했다. 윤 수석은 문 대통령은 북측에 어떤 선물을 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상 내외 선물을 공개하는 것이 사실 관례는 아니다”라며 “양 측에서 그 외에 어떤 선물이 오갔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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