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일 백두산 정상 등반을 하면서 연내 서울에서 개최 예정인 4차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이 성사될지 여부를 놓고 제주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백두산 등반에 나선 김정숙 여사가 미리 준비한 한라산 물 일부를 백두산 천지에 붓고, 이어 문 대통령이 직접 천지에 손으로 물을 떠 백록담 물이 담긴 생수병에 옮겨 담는 등 한반도 최북단의 백두산과 최남단 한라산이 만나는 극적의 장면을 연출했다.
또 이날 백두산 산책 중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말을 꺼냈고, 문 대통령도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례)해야겠다”고 말하는 등 김 위원장이 한라산 방문에 대한 말이 오가기도 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이날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북정상회담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오면 한라산에 갈 수 있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매우 좋은 아이디어로 참고하겠다”고 답해 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 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앞서 평양공동선언이 발표된 19일 연내 4차 남북정상회담을 서울에서 열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한라산 방문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도당은 “(남북 정상의) 한라산 방문을 적극 추진해 온 겨레가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미래를 이끌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제주도민과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 위원장과 제주와의 인연도 한라산 방문에 영향을 미칠 지도 관심사다. 김 위원장의 외할버지인 고경택(1913~1999)씨가 제주 조천읍 출신이기 때문이다. 고씨는 1929년 일본으로 건너갔고, 그 곳에서 김 위원장의 생모인 고영희(1952~2004)씨가 태어났다.
오영훈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도당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방문 때 한라산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이어 한라산 정상에서 다시 손을 잡는 모습을 볼 수 있길 도민들과 함께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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