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며 짝사랑하던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중국동포가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김형두)는 20일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39)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가 이성교제에 대한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데도 피해자 주거지 근처로 이사하면서 계속해서 만남을 요구했다”며 “피해자가 피고인을 만나주지 않고 전화 수신을 차단하자 앙심을 품고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수법이나 범행경위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에 대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고, 유족들도 피해자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은 적정한 형량”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징역 30년을 구형한 검찰 항소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징역 20년을 복역하고 나왔을 때 다시 살인할 것이라고 인정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지난해 11월 서울 구로구 한 공영주차장에서 미리 준비한 흉기로 여성 A씨를 수 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공사현장에서 일하며 알게 된 A씨에게 호감을 품었으나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피고인이 죄를 인정하고 자수한 점, 평소 우울증을 앓아왔던 점을 참작한다”라면서도 “흉기로 심장을 찌르고도 다시 기도를 찌르는 등 살해수법이 잔혹하다”고 판단했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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