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시체육회가 체육회 경기단 관리를 명목으로 신규직원을 채용키로 한 가운데 횡령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 받은 특정인 내정설이 나돌아 물의를 빚고 있다. 경기단도 3개뿐인데다 해당 경기단에는 상근 감독이 있기 때문에 특정인을 위한 위인설관식 채용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안동시체육회는 최근 도민체전 성적향상을 위한 체육회 경기단관리를 맡기겠다며 직원모집 공고를 냈다. 27일까지 공고한 뒤 28일부터 내달 1일까지 원서접수, 내달 2일 서류전형 및 합격자 발표, 4일 면접, 5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연봉은 4,500만원 내외를 제시했다. 안동시 체육회 전문인력 대부분은 계약직 신분으로 연봉 2,000만~3,000만 원인 것과 비교된다.
공고와 함께 지역 체육계에는 특정인 내정설이 파다하다. 내정자로 거론되는 인사는 횡령죄로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던 전력이 있다. 안동시체육회 인사규약이나 공무원 채용 규정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에서 횡령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을 굳이 채용해야 하느냐는 말이 많다. 게다가 논란의 당사자를 경북체육회 이사로 추천했다.
채용공고상 직무내용도 옥상 옥에 가깝다. 안동시체육회에 따르면 체육회가 관리할 실업팀은 육상 테니스 인라인스케이트 3개 팀에 불과하다. 이들 경기단에는 우수선수 영입이나 관리 등을 담당하는 감독이 다 따로 있다. 지역 체육인 A(48)씨는 “특별히 새로 해야 할 일도 없는데 없는 자리를 만들어 60세 정년까지 보장하며 고액 연봉을 지급하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안동시체육회 이사 상당수가 지역 체육발전을 위해 헌신할 인사이기 보다는 지방선거 캠프 관계자들로 구성돼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는 체육회에 특별히 기여한 근거도 없는데 '재정이사'로 선임됐다. 또 시장 선거캠프 핵심 참모 아들도 재정이사 명함을 받아 보은인사 논란도 일고 있다.
지역 체육계 한 관계자는 "체육회 이사가 따로 급여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정계진출 희망자 등이 경력 관리용으로 탐을 내는 자리"라며 "회장과 친소관계에 따라 나눠먹기식 인선이 아니라 진정으로 지역체육발전을 위해 헌신할 인물로 구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감독기관인 안동시 관계자는 "체육회 재정상태가 어려워 재정이사를 늘렸다"고 해명했다.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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