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과 전북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이 열린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이날 전ㆍ후반 90분 동안 3실점을 해 1차전 3-0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 수원 골키퍼 신화용(35)에게 후반 추가시간 1분 최대 위기가 닥쳤다. 수원 수비수 조성진(28)이 페널티 지역을 파고들던 김신욱(30)을 막는 과정에서 페널티 킥을 내주면서다.
초상집 분위기가 된 수원과 달리 1,2차전 합계 3-3 동률 상황에서 페널티 킥을 앞둔 전북 선수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기뻐했다. 하지만 너무 이른 축배였다. 신화용은 아드리아노(31)가 골문 왼쪽을 노리고 찬 킥의 방향을 정확히 예측해 막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전ㆍ후반을 무실점으로 막은 그의 신들린 방어는 승부차기에서도 계속됐다. 첫 키커 김신욱, 3번째 키커 이동국이 왼쪽으로 찬 킥은 모두 신화용 손에 걸렸다. 수원은 데얀(37), 이기제(27), 조성진, 사리치(28)가 모두 승부차기에 성공하며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다.
이날 최소 3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8강행 불씨를 살릴 수 있었던 전북은 경기 초반부터 막강한 공격력으로 수원을 몰아쳤다. 전반 11분 아드리아노의 선제골 이후 후반 6분 이승기(30)가 찬 코너킥 상황에서 최보경(30)이 다이빙 헤딩골로 한 점을 더 따라붙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은 후반 9분 최보경 대신 이동국(39)을, 22분 로페즈 대신 김신욱(30)을 투입하며 막판 총력전을 폈다.
교체카드는 적중했다. 후반 25분 국가대표 수비수 이용(32)이 오른쪽에서 넘겨준 크로스를 페널티 김신욱이 타점 높은 헤딩골로 연결해 기어코 남은 한 점을 따라붙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1분 아드리아노의 페널티 킥과 승부차기 실축에 고개를 떨궜다.
수원은 톈진 취안젠(중국)을 넘고 4강에 선착한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신화용은 “아무래도 우승 가능성이 조금 더 높은 전북의 4강행을 기대했던 분들이 많은 걸로 안다”면서도 “한국을 대표해 4강에 오른 만큼 가시마를 꺾고 결승에 꼭 진출하겠다”고 다짐했다.
수원=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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