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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부부-방북단 전원, 평양시민들 틈에 끼여 환송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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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부부-방북단 전원, 평양시민들 틈에 끼여 환송 만찬

입력
2018.09.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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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열린 오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방북 둘째 날인 19일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위한 환송 만찬장으로 낙점된 곳은 평양의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부상한 대동강수산물식당이었다. 문 대통령 부부를 비롯한 방북단 전원이 이곳에서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면서 남측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현지 주민들을 허물 없이 만나 함께 식사하는 ‘깜짝 이벤트’가 연출됐다.

지난 7월 30일 공식 개장한 대동강수산물식당은 대동강 변에 자리하고 있으며 물 위에 떠있는 배를 형상화 했다. 1층에는 실내 연못과 낚시터가 구비돼 있고 여기에 철갑상어, 용정어, 연어, 칠색송어 등 고급 어족을 갖췄다. 특히 이 곳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각별히 신경을 쓰는 식당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세 달 전 식당을 시찰한 뒤 “옥류관과 같이 평양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인민 봉사기지가 태어났다”고 극찬하며 직접 이름을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식당에서는 문 대통령과 평양 시민들의 깜짝 조우가 성사됐다. 만찬이 봄맞이방에서 진행되면서 문 대통령이 다른 방에 식사하는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한 건물 안에서 마주하게 된 것이다. 이번 만찬 행사는 ‘북한 주민들이 자주 가는 서민적인 식당을 방문하고 싶다’는 문 대통령의 요구를 북측이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문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 현지 주민들이 자주 가는 식당을 가시는데 그런 부탁을 북쪽에 해뒀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대동강수산물식당은 가격대가 일반식당보다 높아 서민들이 쉽게 이용하는 식당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오찬 때는 문 대통령 내외가 평양의 명소인 옥류관 본점을 방문해 직접 평양냉면을 맛봤다. 지난 4ㆍ27 판문점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옥류관 평양냉면을 직접 공수해와 화제가 됐다. 당시 북측은 멀리서 가져온 탓에 맛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다면서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 이날 오찬장에서는 리설주 여사가 “판문점 회담을 계기로 옥류관이 평양에서도 더 유명해졌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저는 두 가지 중 쟁반국수가 더 좋다”고 화답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리 여사는 식사 시간 내내 “평양냉면은 처음이시냐” “냉면 좀 드시라” 등 말을 건네며 동석한 수행원들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찬 테이블에는 냉면을 포함해 당근과 숙주, 버섯으로 이뤄진 채소 한 접시, 백설기와 들쭉술, 평양 소주 등이 제공됐다.

식사를 마친 문 대통령은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곧장 이동해 기념 식수 행사에 참석,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고 꽃을 피워 결실을 맺고, 남북관계 발전과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북측에서는 김 위원장 대신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이 참석했다. 식수는 ‘번영’이라는 나무 말이 있는 10년생 모감주 나무를 남측이 제공했다. 북측에서는 답례로 ‘평양 방문 기념하며.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표지석을 제작해 설치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후 북한 예술 수출의 선봉으로 알려진 평양시 만수대 창작사를 찾아 북한 내 최고로 꼽히는 예술품과 조각을 구경했다. 1959년 평양에 설립된 만수대 창작사에는 현재 1,000여명의 예술가와 4,000여명의 직원이 소속해 체제 선전 포스터와 현수막, 수채화, 유화 등 다양한 작품을 생산한다. 북한 체제선전을 위한 작품 생산이 본래 건립 취지였으나 최근에는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북한의 현금 창구 역할을 담당해 지난해 8월에는 대북제재결의 2371호 제재대상으로 지정됐다. 앞서 청와대 측은 이날 방문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예술품 관람 차원의 방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ㆍ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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