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의 무대인 이탈리아 북부 베로나. 가수 임창정(45)은 19일 발매한 새 앨범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의 표지를 이 사랑의 도시에서 찍은 사진으로 썼다. 지난 5월 가족과 간 여행에서 찍은 사진으로, 앨범 속지를 모두 가족이 찍어 준 사진으로만 채웠다고 한다. 이날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임창정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들”이라며 “일상에서 즐기면서 작업하면 그 여유가 작품에도 스미니 그렇게 작업한 것”이라며 웃었다. 지난해 초부터 제주에서 사는 중년의 가장은 요즘 “사는 것 자체가 재미있다”고 했다.
행복은 임창정의 14집에 오롯이 담겼다. 신작 타이틀곡 ‘하루도 그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부터 수록곡 ‘또 다시 사랑’까지 그는 계속 사랑한다. 임창정은 “삶이 결국 사람이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생기는 이벤트의 연속”이라며 “연인뿐 아니라 친구, 가족 간의 사랑이 갓 구워낸 빵 같은 게 아니라 생각하고 또 우린 계속 사랑하면서 살게 되니 그런 곡들이 나왔다”고 말했다.
신곡에서도 3옥타브를 넘나드는 임창정의 고음은 여전하다. 격정의 멜로디에 ‘그때 또다시’, ‘소주 한 잔’처럼 친숙한 노랫말로 공감대를 넓힌 게 ‘임창정표 발라드’의 특징. 그의 새 앨범엔 ‘신이 난 친구들 손에 이끌려 온 노래방’이란 구수한 노랫말이 인상적인 ‘노래방’이 어김없이 담겼다. 이 곡을 비롯해 ‘소주 한 잔’ 등의 가사를 쓴 임창정이 들려준 발라드 지론은 “삶을 이야기하듯 노래하는 것”이었다.
임창정은 요즘 피아노 연주에 흠뻑 빠졌다. 내년 방송을 목표로 드라마 극본도 쓴다. 그는 11월 광주를 시작으로 20개 도시를 도는 전국 순회공연도 연다. 임창정은 수백 번의 오디션에 낙방한 뒤 영화 ‘남부군’ 단역으로 1990년 간신히 연기의 기회를 잡았다. 연예계에서 ‘오뚝이 신화’로 통하는 임창정은 내년부터 후배 양성에도 나선다.
임창정은 “어느 순간 ‘내가 지금 태어났더라면 과연 가수, 배우 임창정이 될 수 있었을까’란 생각이 들더라”며 “날 끝까지 믿었던 고마운 분이 내게 있었던 것처럼 나도 이젠 누군가에게 그런 역할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에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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