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광철 인민무력상의 실수에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방송 카메라에 포착됐다.
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는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서명식이 열렸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이 서명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그 뒤에서 지켜봤다. 인민무력상은 우리나라의 국방부 장관 격이다. 송 장관과 노 인민무력상은 서명을 마친 뒤, 각자 서명이 담긴 합의서를 교환하고 악수를 나눴다.
이제 카메라 앞에서 합의서를 공개할 차례. 하지만 너무 긴장했던 탓일까. 노 인민무력상은 송 장관 서명이 적힌 페이지를 한 번에 찾지 못 하고 우왕좌왕했다. 뒤에서 지켜보던 김 위원장은 노 인민무력상이 헤매는 모습을 보이자 옆으로 고개를 빼 무슨 일인지 살폈다. 그리고 노 인민무력상이 어렵게 서명 페이지를 찾는 데 성공하자 오른쪽 입 꼬리를 올리며 ‘피식’ 웃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날 서명식 중계방송에서 “분량이 너무 많아서 노 인민무력상이 나중에 (서명지를) 펼칠 때 헷갈린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의 군수경제를 담당하는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 출신인 노 인민무력상은 지난 6월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통해 인민무력상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무력상은 북한 군사 서열 3위에 해당한다.
김 위원장이 노 인민무력상을 임명한 건 남북간 군사합의 결과를 좀 더 빠른 속도로 이끌어내려는 의도라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6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노광철은 (북한) 핵무기 개발의 총지휘자였던 인물”이라며 “이 사람이 인민무력부장이 되면 전문성을 갖고, 빠른 속도로 (군사관련 협의)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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