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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울린 ‘하수구노동자’ 시신 옆 아들 사연에 성금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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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울린 ‘하수구노동자’ 시신 옆 아들 사연에 성금 쇄도

입력
2018.09.19 11:16
수정
2018.09.1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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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수구 노동자'의 죽음을 소개한 쉬브 서니 기자의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하수구 노동자'의 죽음을 소개한 쉬브 서니 기자의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인도에서 하수구 작업 중 사고로 숨진 20대 아버지의 옆에서 우는 11살 아들의 안타까운 사연이 소개되면서 인도인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고 있다.

유가족을 돕겠다는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면서 하루 만에 300만 루피(약 4천620만원) 이상의 후원금이 모였다.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인도 노동자들의 평균 일당은 272.12 루피(약 4천191원·2014년 기준)인데, 현재까지 모인 후원금만 그 1천 배가 넘는 액수다.

영국 BBC는 18일(현지시간) 인도 수도 델리의 하수구 노동자 아닐(27)이 밧줄에 의지해 하수구로 내려갔다가 줄이 끊어지면서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고 사고 상황을 전했다. 사고를 취재하던 현지 매체 힌두스탄 타임스의 쉬브 서니 기자는 숨진 아닐의 아들이 화장장에 누워있는 아버지의 시신 옆에서 슬프게 울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또 "얼굴을 덮은 천을 치우고 아버지의 뺨을 두 손으로 잡은 소년이 '아빠'라고 부르며 흐느끼기 시작했다"면서 "아닐은 사고로 숨진 가난한 노동자이며, 가족들은 그를 화장할 돈도 없다"고 사연을 소개했다. 가족들은 이웃들의 도움으로 겨우 아닐을 화장할 수 있었는데, 아닐의 생후 4개월 된 아들도 폐렴에 걸렸지만 약 살 돈이 없어 결국 일주일 전 숨졌다는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다. 게다가 아닐에게는 7살과 3살 된 두 딸도 있는 상황이다. 서니의 해당 게시물은 7천번 넘게 공유됐다.

또 비정부기구 우다이재단이 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도움을 받아 성금 모금에 나서면서, 후원이 이어졌다. 인도 영화계 발리우드 배우들이 서니에게 연락해 어떻게 유가족을 도울 수 있는지 물어왔고, 가난한 이들이 10루피(약 153원) 정도의 소액을 보태기로 했다.

사연이 알려진 후 서니를 다시 만난 아닐의 아들은 아버지 생전에 작업현장에 따라가서 "도둑이 옷과 신발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밖에서 지키고 서 있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아직 내가 하수구에 들어갈 때가 아니라고 말했을 것"이라고 했다. 서니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사건 기자여서 많은 비극을 봐왔지만, 그것은 내가 본 적 없는 모습이었다"면서 "하수구 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싶었다"고 사진을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또 아닐의 어린 자녀들이 온정의 손길 덕분에 학교에 다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사람들의 도움 덕분에 이제 아이들에게 미래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 뉴스채널 NDTV은 경찰 조사 결과 밧줄이 튼튼하지 않았고 아닐이 제대로 된 보호장비를 갖추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델리에서는 하수구 노동자들이 숨지는 사고가 이달 들어서만 두 건 발생했고, 매년 인도 전역에서 약 100명의 하수구 노동자들이 사망한다는 추정치도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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