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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발전된 나라에 비해 초라해”… 솔직ㆍ겸손 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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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발전된 나라에 비해 초라해”… 솔직ㆍ겸손 발언

입력
2018.09.18 21:15
수정
2018.09.19 00: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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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는 중간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무개차를 함께 타고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 첫날인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백화원 초대소로 이동하는 중간 김정은(오른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무개차를 함께 타고 환영 나온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하는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에서 처음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치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8일 문재인 대통령 내외에게 평양이 다른 도시에 비해 초라하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4월 정상회담에서 북한 철도 사정이 열악하다고 언급한 것을 고려하면 특유의 솔직한 화법이란 평도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은 18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문재인 대통령 부부를 영접한 뒤, 무개차를 타고 문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으로 향했다. 카퍼레이드를 진행할 때 김 위원장은 운전석과 대각선 방향에 위치한 뒷좌석에 문 대통령이 자리하도록 했다. 김 위원장을 최고 존엄으로 여기는 북한 주민들 앞에서 상대에게 상석을 내어준 것은 상당히 파격적이란 평가다.

백화원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 부부가 먼저 1층 로비로 들어가 꽃다발을 받도록 하는 등 예우했다. 이곳에서 김 위원장은 “(평양이) 발전된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초라하다”고 운을 떼고는 “지난 5월 문 대통령이 판문점 우리지역에 왔을 때는 너무나 장소와 환경이 그래서 영접을 못했는데, 대접 못한 게 늘 가슴에 걸려 (방북을) 기다리고 기다렸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화원 초대소에 들어서며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백화원 초대소에 들어서며 직원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그러면서 “오늘 수준 낮을 수 있어도 최대한 성의 다한 숙소이고 일정이니 그저 우리 마음으로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몸을 낮췄다. 김 위원장 부인인 리설주 여사도 “최선을 다하느라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오늘) 환영 오찬을 하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오시자마자 일정이 너무 있으면 불편하시니 (오후 회담까지) 편히 쉬시라”며 상대를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다.

솔직하고 즉흥적인 김 위원장의 성격이 이번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더욱 도드라졌다는 평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 대통령 부부에게 “쉬시라”고 인사를 하고 떠나면서 남측 취재진으로 보이는 이들에게 “나가죠, 왜 여기까지 들어오오”라며 웃음을 보였다.

사회주의체제 우월성을 내세우며 내부 사정을 드러내지 않았던 과거 북한 지도자와 달리, 북한이 열악한 상황임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것은 남북 경제협력이 재개된 이후 남측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에둘러 표현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앞서 4월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북한에) 오면 솔직히 걱정스러운 게 우리 교통이 불비(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음)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고 북한 철도 사정을 언급했고, 이후 남북은 철도ㆍ도로 연결 및 현대화 작업에 착수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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