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에 참가중인 아산무궁화 축구단 선수 미충원 결정을 놓고 프로축구연맹과 경찰대학이 엇갈린 주장을 펴며 혼선을 키우고 있다. 선수충원 권한을 쥔 경찰대학이 올해부터 선수를 새로 충원하지 않기로 통보한 사실이 최근 알려진 데 대해 프로연맹은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통보’라며 강력 반발하는 한편 경찰대는 “(선수 미충원은)연초부터 다양한 채널로 통보가 된 사안”이라며 맞섰다.
프로축구연맹은 18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아산 선수 모집 중단 과정에서 절차나 과정에서 사전 협의를 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협약 위반”이라면서 “후속 대책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김진형 프로연맹 홍보팀장은 “2017년 1월 연맹과 경찰대학, 아산시 등 3자가 체결한 운영 협약서에는 ‘협약을 계속 이행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사전에 3차 협의를 통해 설명해야 한다’고 돼 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또 지난 7월 오세현 아산시장, 경찰대 고위 간부 등과 만난 자리에서도 시민구단 전환 논의가 나오자 경찰대 간부가 ‘2022년까지 운영될 텐데 조급할 게 있느냐’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고, 의경 홈페이지에도 지난달 30일까지 경찰체육단 선수선발 공고가 게시돼 있었던 점을 지적하면서 “연맹이나 구단에선 선수 충원 중단 방침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입장으로, 적어도 1년의 미충원 실행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놓고 경찰대 측은 ‘갑작스럽고 일방적인 통보’라는 연맹 주장은 어불성설이라며 반박했다. 경찰체육단 업무를 총괄하는 박종두 경감(경찰대 의장대장)은 “의경감축 폐지 계획은 지난해 결정된 사안으로, 갑작스러운 통보라는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올해 초부터 아산 구단 경기가 있을 때마다 연맹 관계자들에게 미충원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지난 7월 경찰대 간부 발언에 대해서도 “최근 확인해 본 결과 당사자가 직접 그런 얘기를 한 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했다.
양쪽 주장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프로연맹과 경찰대가 혼선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고 있는 사이 의경 신분 선수들과 올해 입대를 준비 중이던 선수들 속은 까맣게 타 들어가고 있다. 아산은 전역자 발생으로 내년 3월 단 14명의 선수만 남게 돼 보유선수 최저기준(20명) 미충족으로 리그에 참가할 수 없게 된다. 경찰대와 프로연맹 모두 향후 선수들의 거취에 대한 뚜렷한 대책이 있느냐는 물음엔 “현재로선 없다”고 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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