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혁신기업가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에서의 주장 때문에 고소를 당했다. 태국 북부 치앙라이 동굴에 고립된 유소년 축구단 구출에 조력한 영국 출신의 동굴 잠수사 버논 언스워스가 17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그의 법률대리인 린 우드가 밝혔다.
런던 북쪽 하트퍼드셔에 거주하는 언스워스는 머스크가 2,200만 계정을 팔로워로 거느리고 있는 자신의 트위터에 언스워스를 ‘소아성애자(pedo guy)’로 지칭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머스크는 나중에 이 트윗을 삭제하고 사과했으나 8월 말에는 “그가 왜 내게 소송을 걸지 않는지 모르겠다”라고 또 다시 비난을 가했다.
온라인매체 버즈피드뉴스는 8월 말 이 트윗과 관련해 머스크와 오간 이메일을 공개했는데, 머스크는 기자에게 “태국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고 아동 강간범(언스워스)을 방어하는 짓은 그만두라, 이 개자식(f—king asshole)아”라고 적어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같은 이메일에서 “이 영국 출신의 늙은 백인은 아동 성매매에 관여했으며 12살 먹은 신부와 살기 위해 치앙라이로 이주한 것”이라고 언스워스를 공격했다.
머스크는 이 이메일을 보내면서 기자에게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일방적으로 요구했지만, 버즈피드뉴스는 비보도는 쌍방의 동의 이후 성립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메일을 공개했다. 버즈피드뉴스가 메일을 공개한 이후 여러 언론에서 이런 그의 주장에 증거가 있는지 질문했지만 머스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언스워스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머스크에 배상금 7만5,000달러와 추가 징벌적 보상액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소송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제기했다. 또 런던 고위법원에도 영국에서 발생한 손해에 대한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법률대리인 린 우드는 “일론 머스크는 버논 언스워스가 저지르지 않은 가증스러운 범죄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머스크의 영향력과 부가 거짓을 진실로 만들 수 없고, 행동에 대한 책임을 면제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언스워스와 머스크의 충돌은 지난 6월 발생한 태국 유소년 축구단 동굴 조난 사건 때 발생했다. 당시 머스크는 1인용 잠수함을 개발, 구조작업에 사용해 달라며 소년들이 조난된 탐루엉 동굴로 찾아가 태국 정부에 직접 제공하면서 화제가 됐다. 그러나 정작 태국 정부에서는 구조 작업에 사용하지 않고 다른 용도를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조작업에 참가한 언스워스가 CNN방송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해당 잠수함은 실용성이 없으며 “머스크의 광고용 쇼에 불과하다”라고 비판하자, 머스크가 일련의 트윗으로 모욕을 가한 것이다.
최근 머스크는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의 기행으로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8월 초에는 테슬라를 상장폐지할 계획이며 충분한 자금을 모았다는 주장을 트위터를 통해 일방적으로 밝혔다가 이사회와 상의 끝에 약 2주 만에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고, 투자자 일부는 이에 대해 인위적인 주가 조작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달 초에는 팟캐스트에 출연해 마리화나를 흡연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테슬라의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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