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메이슨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개입해 최소 2억달러(약 2,258억원) 손해를 봤다며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외국계 투자자가 ISD를 제기한 것은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에 이어 두 번째다.
법무부는 메이슨이 13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유엔국제상거래법위원회(UNCITRAL) 중재규칙에 근거해 제출한 ISD 중재신청통지를 접수했다고 18일 밝혔다. 통상 중재신청서 접수는 중재 기간을 지나 본격적인 ISD가 시작되는 단계로 해석된다. 메이슨은 6월 8일 중재의향서를 한국 정부에 보내 ISD를 예고한 바 있다. 중재의향서를 접수하고 90일이 지나면 ISD를 제기할 수 있다.
중재신청통지에서 메이슨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 과정에서 한국 정부의 부당한 조치로 인해 최소 2억달러 손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합병 결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메이슨은 두 회사 주식을 매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다수의 체포, 형사소송 절차, 유죄 선고 등은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박근혜 정부가 삼성그룹의 승계 과정을 돕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메이슨은 전직 영국 판사 출신인 엘리자베스 글로스터를 중재인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중재재판부는 메이슨 측 중재인, 한국 측 중재인, 의장 중재인 등 3인으로 구성된다.
앞서 엘리엇도 7월 13일 중재신청서를 한국 정부에 냈다. 엘리엇은 손해액이 최소 7억7,000만달러(약 8,500억원)라고 주장했다.
유환구 기자 redsu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