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성웅이 영화 두 편으로 추석 극장가를 찾아왔다. 지난 12일 개봉한 '물괴'와 오는 19일 개봉하는 '안시성'에서 열연해 공교롭게도 출연작들이 동시기 경쟁을 펼치게 됐다. 두 편 모두 사극이지만, 전혀 다른 분위기의 영화인만큼 박성웅 역시 180도 다른 모습으로 변모하며 식상함을 지웠다.
우선 개봉을 앞둔 '안시성'에서는 당 태종 역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대작을 이끈다. '전쟁의 신'이라 불리며 수십만 대군을 손가락 하나로 진두지휘하는 인물이다.
박성웅은 고구려를 삼키려는 야망을 지닌 당 태종 이세민 역할을 대체 불가한 아우라로 그려냈다. 강렬한 눈빛, 묵직한 존재감으로 승리에 대한 집념을 선보이며, 당나라에 맞서 싸우는 안시성 군사들의 단합과 투지를 한층 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일조했다.
특히 이번 촬영을 위해 3개월 넘게 중국어 공부에 매진한 것은 물론, 장시간 투구와 갑옷을 착용하고 말 위에서 연기해야 해야 하는 고충을 겪어야 했다.
'안시성'은 동아시아 전쟁사에서 가장 극적이고 위대한 승리로 기록된 88일간의 안시성 전투를 새롭게 조명하는 영화다. 20만명의 당나라 대군을 5천명의 안시성 군사와 백성들이 힘을 합쳐 이긴 고구려 승리의 역사를 그렸다.
앞서 개봉한 영화 '물괴'에서도 박성웅의 존재감은 빛났다. 사냥개 같은 용맹함과 강렬한 눈빛을 지닌 착호갑사의 수장 진용 역을 맡아 수색대장 윤겸 역의 김명민과 팽팽하게 대립했다.
극 전체의 긴장감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 박성웅은 물괴와 마주치는 장면에서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며 실감나는 장면을 만들어냈다.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고 다니며 나라와 백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괴이한 짐승 물괴와 그를 쫒는 이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작품이다.
허종호 감독은 박성웅에 대해 "주인공과 대척점에 있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극에 무게감을 더했다"며 두터운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해 '꾼' '메소드' '브이아이피' '석조저택 살인사건' 등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한 그의 '열일'은 2018년에도 계속되고 있다.
추석 극장가 대결이 끝나면 새로운 작품들로도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박해진, 김민정과 함께 주연을 맡은 '맨투맨'은 톱스타의 경호원이 되는 다재다능하고 미스터리한 남자에게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다.
'내안의 그놈'에서는 진영, 라미란과 호흡을 맞춘다. 옥상에서 떨어진 왕따 고등학생과 엘리트 조폭의 몸이 바뀌면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 영화로, 박성웅의 코믹한 매력이 십분 드러날 전망이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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