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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불법 난자 매매 게시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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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불법 난자 매매 게시물 논란

입력
2018.09.18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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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숙명여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의 일부 대학에서 난자 기증을 가장한 불법 난자 매매 알선 게시물이 속속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일부 대학에 따르면 스스로 난임부부라고 밝힌 작성자는 ‘난자 기증하실 분을 찾습니다’라는 게시물을 여학생 화장실 등에 붙이고 ‘교육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아이를 사랑으로 잘 키우고 싶다. 건강 검진을 통과할 수 있는 건강한 젊은 한국 여성으로 과배란 주사를 맞을 수 있어야 한다’라는 구체적 조건을 내걸었다. 이와 함께 ‘서울 지역 거주자여야 하며 충분히 사례하겠다’라고 적어 놓아 사실상 기증이 아닌 난자 매매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현행법상 난자를 사고 파는 거래는 불법이다. 보건복지부 생명윤리정책과 관계자는 “난자 기증은 반대급부 없이 이뤄져야 합법”이라며 “반대급부를 암시하며 난자 기증을 유도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난자 기증을 하더라도 국가에서 인정하는 배아생성 의료기관에서만 해야 된다”라며 “질병관리본부에 명시된 150여 개의 해당 기관들도 교통비 정도의 실비 외에 다른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대학에 게시된 난자 기증을 가장한 매매 게시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화면 캡처
일부 대학에 게시된 난자 기증을 가장한 매매 게시물.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화면 캡처

해당 게시물은 어색한 문구 등을 사용해 해외 난자 매매 브로커가 작성했을 것이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해당 게시물 말미에 연락처로 ‘koreamomxxxx@gmail.com’이라는 이메일 주소를 써놓았으나 ‘아기를 갖지 못하고 있읍니다’, ‘사례는 충분히 하겠읍니다’, ‘연락드리겠읍니다’처럼 ‘…습니다’를 ‘…읍니다’로 표기하는 등 잘못된 맞춤법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게시글을 본 학생들은 서툰 우리글 사용과 여대를 비롯해 서울 시내 여러 대학에 집중적으로 게시물이 붙은 점을 감안할 때 난자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해외 불법업체의 조직적 소행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특히 과배란 주사는 개인이 쉽게 사용할 수 없는 만큼 조직의 개입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이다.

과배란 주사란 강제로 난자 생성 숫자를 늘리기 위한 주사로, 검증받은 기관에서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적정량을 주사해야 한다. 임의로 과도한 양을 투입하면 체내 난자생성에 무리가 생겨 난임 등의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난임시술 전문병원 관계자는 “과배란 주사는 전문의가 검진을 하고 개인의 신체 조건에 맞는 용량을 처방해야 한다”라며 “과다 용량을 투입하면 복부에 물이 차는 난소 과자극 증후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게시물이 붙은 대학의 학생들은 불법인 난자 매매 게시물이 버젓이 교내에 나붙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숙명여대 피아노과에 재학 중인 김보연(25) 씨는 “유독 여대에 해당 게시물이 많은 것을 보면 여성들을 겨냥한 범죄로 이어질까 봐 걱정”이라며 “학교 측의 철저한 보안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지어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이 제보할 때까지 게시물이 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특히 이화여대는 외부인 출입이 금지된 학습공간인 ‘ECC’ 건물의 여자 화장실에 불법 난자 매매 게시물이 붙어 논란이 됐다.

이에 게시물이 붙은 학교들은 보안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숙명여대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해당 게시물을 누가 붙였는지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보안을 엄격하게 하는 편인데 여성이 여성 화장실에 들어가 붙이면 적발하기 힘들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불법 게시물을 붙이지 못하도록 경찰서와 주기적으로 협력해 교내 보안을 철저히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정다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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