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국경 분쟁을 벌여온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가 16일(현지시간) 평화협정을 체결했다. 아비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와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 에리트레아 대통령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살만 국왕이 주선한 가운데‘제다 평화협정’ 협정문에 서명했다. 이로써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아프리카 동북부의 앙숙이었던 두 나라는 1998년 시작된 무력 분쟁을 공식적으로 종식했다. 이번 평화협정 서명은 지난 7월 아흐메드 에티오피아 총리가 에리트레아를 방문해 양국간 종전을 선언하고 외교관계를 정상화한 데 이은 것이다.
에리트레아는 1952년 에티오피아에 합병된 뒤 30년에 걸친 투쟁 끝에 1993년 독립을 선포했다. 그러나 1998년 국경도시 바드메를 둘러싼 전쟁이 발발, 양국에서 7만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2000년 평화협정이 체결됐지만, 이후 국지전이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4월 에티오피아에 42세의 젊은 지도자인 아흐메드 총리가 취임한 뒤 에리트레아와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일사천리로 협상을 진행, 분쟁을 종식시켰다. 서명식에 동석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오늘 평화협정은 역사적인 일이다. ‘아프리카의 뿔’에 희망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축하했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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