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방북 첫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갖고 대좌한다. 방북 이틀째에 회담을 했던 전례에 비교하면 확연한 차이다. 불필요한 의전과 형식을 생략하고 핵심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 및 남북관계 개선 논의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평양 시민들이 즐겨 찾는 현지 식당을 방문, 북한 주민들과의 파격적인 접촉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18~20일 방북 주요 일정과 행사는 평양 최초로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평양 순안공항서 환영행사, 김정은 마중 기대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이 같은 평양 일정을 소개했다. 문 대통령과 수행원은 18일 오전 8시40분 성남공항을 출발, 서해직항로를 거쳐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다.
평양 순안공항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마중 나와 있을 가능성이 크다. 1차 정상회담 때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공항에서 맞이했다. 김 위원장이 나올 경우 두 정상은 함께 공식 환영식에 참석,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한다.
공식 환영식과 오찬 뒤 두 정상은 첫번째 평양 회담을 진행한다. 방북 첫날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만났던 과거와 비교하면 파격적 일정이다. 회담 장소도 과거 사용된 백화원이 아니라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오후에는 김 위원장이 환영 예술공연과 만찬을 주재한다. 공연 후보로는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 행사(9ㆍ9절) 때 선보인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이 거론된다. 남측에서는 대통령 특별 수행원에 포함된 가수 지코와 에일리, 작곡가 김형석의 공연이 예상된다.
◆둘째날 공동 기자회견 예정, 추가회담 가능성도
두 정상은 19일 오전 두번째 평양 회담을 진행한다. 회담이 원만하게 마무리될 경우 두 정상이 함께 단상에 올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합의 내용을 발표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세번째 평양 회담이 추가된다. 이날 오찬은 평양 냉면을 대표하는 대동강변 ‘옥류관’에서 진행된다.
청와대는 저녁 환송 만찬을 평양 서민들이 주로 찾는 현지 식당에서 갖자고 요청한 상태다.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마다 현지 식당을 방문했다. 김 위원장이 직접 이름을 지은 ‘대동강수산물식당’이나 식당을 겸한 유람선 ‘대동강호’ 등이 거론된다. 두 정상이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면서, 평양 주민과의 자연스러운 만남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날 오전 평양 출발, 깜짝 이벤트 가능성도
20일 마지막날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오전 평양 순안공항에서 환송 행사를 마치고 서울로 향한다는 계획이다. 북한판 ‘판문점 도보다리 회담’을 위한 깜짝 일정이 추가될 수 있다. 대동강 기슭의 을밀대, 평양에서 20㎞ 떨어진 단군릉, 유네스코 지정 세계 문화유산인 동명왕릉 등이 후보지다.
평양도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다고 16일 평양에 도착한 남북 정상회담 남측 선발대가 전했다. 선발대 숙소인 고려호텔 주변이나 평양 거리에서는 정상회담 관련 현수막 등은 눈에 띄지 않았다. 다만 두 정상의 첫 만남이 기대되는 순안 국제공항 등에서는 대규모 예행 연습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용기자ㆍ평양=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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