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 과정의 분수령이 될 2018년 세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18일 ‘평화, 새로운 미래’를 모토로 평양에서 시작된다. 2000년 김대중,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한국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 평양 방문인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박 3일 일정을 함께 하며 남북관계, 비핵화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수역과 비무장지대(DMZ) 내 군사적 충돌 방지 등 남북 간 전쟁 위험을 없애는 방안 논의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와 6ㆍ25전쟁 종전선언을 주고 받는 중재안으로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 비핵화 협상에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이어 9월 말 한미 정상회담, 연내 북미 정상회담 개최 및 종전선언으로 한반도 평화에 새 장이 열릴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이다.
문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에서 “이번 회담에서 두 가지 문제에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첫째는 남북한의 군사적 대치 상황으로 인한 긴장과 무력충돌의 가능성, 그리고 전쟁의 공포를 우선적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둘째는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를 촉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비핵화 북미대화와 관련, “미국의 비핵화 조치 요구와 북측의 적대관계 청산 및 안전보장을 위한 상응조치 요구 사이에서 어떻게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인지 김 위원장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눠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간 대화의 성공을 위해서도 서로 간에 깊이 쌓인 불신을 털어내고 역지사지의 자세를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에 대해선 “지금까지의 남북 합의를 차근차근 실천하면서 남북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상호신뢰의 구축이고, 역지사지하는 마음과 진심을 다한 대화를 통해 서로의 불신을 털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는 김 위원장과 흉금을 터놓고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을 이번 회담의 목표로 삼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18일 오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공식ㆍ특별수행단과 함께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출발, 서해직항로를 거쳐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이어 공항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오찬 후 김 위원장과 본격적인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19일에도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으며 남북 합의가 순탄하게 이뤄질 경우 이날 남북 정상의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합의문이 공개된다. 문 대통령은 20일 남측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평양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 의제로 남북관계 개선ㆍ발전,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 증진ㆍ촉진, 남북 간 군사적 긴장과 전쟁 위협 종식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다만 비핵화 논의에 대해서는 “구체적 진전에 대한 합의가 나올지 모든 것이 블랭크(빈칸)”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