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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5명 있었지만… 실탄사격장 자살 못막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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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5명 있었지만… 실탄사격장 자살 못막아

입력
2018.09.17 18:05
수정
2018.09.17 18:5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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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이 실탄사격장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안전관리 요원과 업주 등 직원 5명이 현장에 있었지만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극단적 선택을 막지 못했다.

서울 남대문 경찰서는 지난 16일 오후 8시 10분 서울 중구 명동 실탄사격장에서 홍모(36)씨가 9㎜ 글록 권총에서 발사된 실탄에 맞아 숨졌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이날 오후 8시쯤 사격장을 찾아 안전규정에 따라 총기대여 대장에 인적사항을 기재하고 관리직원과 함께 사로(射路)로 들어갔다. 직원이 권총을 체인 장치에 고정하고 있을 때 돌연 홍씨는 미리 준비해 간 전기충격기로 공격했고, 당황한 직원이 도움을 구하기 위해 밖으로 나간 틈에 사대(射臺) 위로 올라가 자신을 향해 총을 쏜 것으로 파악됐다. 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홍씨는 숨진 뒤였다.

경찰 조사 결과 영화촬영 스태프로 일해온 홍씨는 평소 우울증에 앓아왔으며 가족에게 죽고 싶다는 얘기도 자주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격장을 찾기 직전 홍씨는 가족에게 “바람 좀 쐬러 나갔다 오겠다”고 말하고 집을 나섰다.

실탄사격장 총기사고는 과거 여러 차례 있어 안전조치가 강화됐지만 근절이 되지 않고 있다. 2001년 서울 목동 사격장에서 30대 남성이, 같은 해 인천 사격장에서 40대 남성이 사격장 총기로 극단적 선택을 했다. 2015년 부산 사격장에서는 주인을 찌르고 총기를 탈취한 범인이 4시간 가까이 부산 시내를 활보한 일도 있었다. 이후 총기 고정용 고리에 잠금장치를 달아 특정 범위 이상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고 안전요원도 2명 이상 배치하도록 하는 등 관리 규정이 강화됐으나 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명동 사격장도 권총 총구가 위쪽으로 30~40도 가량 움직이는 것 이외 방향을 트는 게 불가능하도록 고정장치가 돼 있기는 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격장 업주와 직원 등을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사고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실탄사격장 앞에 간판이 놓여 있다. 이 사격장은 16일 30대 남성이 자신이 들고 있던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하여 영업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실탄사격장 앞에 간판이 놓여 있다. 이 사격장은 16일 30대 남성이 자신이 들고 있던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고가 발생하여 영업하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한소범 기자 be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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