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20일 열리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선 형식ㆍ절차보단 내용에 집중한다는 게 정부의 기조다. 과거 정상회담과 달리 비핵화가 주요 의제가 된 데다 북미대화를 중재ㆍ촉진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를 남북이 안고 있어, 정상 간 허심탄회한 대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과거 시차를 두고 남측에 방영됐던 남북 정상의 주요 일정은 이번에는 실시간 보도될 예정이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과거 2000, 2007년 정상회담과 달리 이번 정상회담은 “정상 간의 직접적이고 실질적인 대화에 모든 무게가 두어져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에는 첫날부터 두 정상이 만나기로 했다는 점을 부각하면서다. 2000ㆍ2007년에는 첫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회담을 하고 다음날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했다. 임 실장은 “형식적인 절차를 걷고 첫날부터 두 정상 간의 회담으로 이어진다는 점이 다르다”며 “이것은 앞으로 회담에서도 의미를 갖는 것이어서 중요한 차이라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이 형식보다 내용에 방점을 찍은 것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미 간 비핵화ㆍ평화체제 협상을 가속화하고, 북미 정상회담까지 이끌어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4, 5월 두 차례 정상회담을 열었기 때문에 의례적인 부분을 축소할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남북 정상의 주요 일정을 생중계하기로 한 것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2000년 평양 순안공항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만남, 2007년 평양 4ㆍ25문화회관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과의 만남 등은 약 1시간가량 시차를 두고 남측에 방영됐지만, 이번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문 대통령 영접, 환담, 모두발언 등 주요 장면이 실시간 중계될 전망이다. 임 실장은 “저희가 제안할 때도 받아들여질 것으로는 사실 전혀 기대를 하지 못했다”며 “다만 어느 정도 일정이 생방송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는 실무 논의가 (추가로) 진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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