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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성적표, 금리에서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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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성적표, 금리에서 갈렸다

입력
2018.09.17 16:30
수정
2018.09.18 15:1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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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케이뱅크

출범 1년 반을 향하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초반 판도는 카카오뱅크가 주도하는 분위기다. 후발주자(지난해 7월 출범)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높은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제1호 인터넷은행’(지난해 4월 출범) 케이뱅크를 크게 앞서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우수한 금리 경쟁력,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 연계한 고객 유치 및 서비스, 탄탄한 자본력 등이 카카오뱅크 독주의 비결로 꼽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수신(예ㆍ적금) 및 여신(대출) 잔액은 각각 9조원과 7조4,000억원으로, 케이뱅크의 수신(1조7,000억원)과 여신(1조1,700억원) 규모보다 5~6배가량 많다. 금감원이 최근 발표한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6월말 기준) 면에서도 카카오뱅크(16.85%)는 시중은행 등 국내 은행을 통틀어 상위권인 데 비해 케이뱅크(10.71%)는 하위권에 머물렀다.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도 카카오뱅크(-120억원)가 케이뱅크(-395억원)보다 나았다. 다만 두 은행 모두 초기 비용이 많이 투입된 영향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비교_신동준 기자/2018-09-17(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비교_신동준 기자/2018-09-17(한국일보)

두 은행의 실적 차는 우선 고객이 가장 중시하는 금리 경쟁력에서 비롯한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 대출금리는 출범 이후 줄곧 케이뱅크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7월 가계 신용대출 금리를 보면 카카오뱅크의 신용 1~2등급 고객은 평균 연 3.65%로 케이뱅크(4.05%)보다 0.4%포인트 낮았다. 카카오뱅크는 3~4등급(4.36%)과 5~6등급(5.79%) 대출금리도 케이뱅크(5.59%, 6.55%)보다 각각 1.23%포인트, 0.76%포인트 낮게 책정했다.

카카오뱅크는 회원 수에서도 케이뱅크와의 차이를 크게 벌리고 있다. 8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설한 회원은 662만명으로, 케이뱅크 고객(80만명)보다 8배 이상 많다. 여기엔 금리 경쟁력과 더불어, 이용자가 4,000만명을 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한 카카오뱅크만의 편의성과 서비스가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효진 카카오뱅크 시니어매니저는 “카카오톡을 통해 유입돼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이 상당하다”며 “은행 고객들에게 카카오톡 상에서 계좌번호 입력 없이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송금서비스 등을 제공해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몰려드는 대출고객을 감당할 만큼 충분한 자본력을 확보한 것도 카카오뱅크다. 두 인터넷은행 모두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제한)를 받지만, 카카오뱅크는 이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자본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5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원활한 증자가 가능한 점이 경쟁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덕분에 초기 자본금이 3,000억원이었던 카카오뱅크는 자본금(현재 1조3,000억원)을 4배 이상 불리며 꾸준히 대출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고객 수, 자본금 등에서 케이뱅크를 월등히 앞서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케이뱅크의 지분은 20개 소액주주들로 쪼개져 있어 증자를 위한 합의가 어렵고, 금융자본인 우리은행을 제외하면 KT 등 주주 대부분이 산업자본이라 지분을 10%(의결권 지분은 4%) 이상 보유할 수도 없다. 이 때문에 케이뱅크는 자본금이 여태 3,800억원에 불과하다. 기존 대출을 회수하기 전까지 새로운 대출을 내줄 자금 여력이 여의치 않은 것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기자본비율을 10%대로 유지하기 위해 6월부터 매달 한도를 정해 대출 상품을 판매하고 금액이 소진되면 대출을 중단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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