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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출연기관 상임이사 갑질 논란…출자ㆍ출연 기관장 자질 문제 도마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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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출연기관 상임이사 갑질 논란…출자ㆍ출연 기관장 자질 문제 도마 위로

입력
2018.09.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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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강좌에 딸을 강사로 채용, 직원 상습 폭언, 미화원에게 음식 만들도록 강요 의혹

[저작권 한국일보]포항시가 출연해 설립한 한 재단법인이 상임이사의 갑질 논란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저작권 한국일보]포항시가 출연해 설립한 한 재단법인이 상임이사의 갑질 논란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경북 포항시가 출연해 설립한 재단의 상임이사가 재단 강좌에 딸을 강사로 채용하고 직원들에게 폭언을 일삼으며 미화원들에게 조리를 강요하는 등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포항시 출자ㆍ출연기관장의 자질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7일 포항시 산하 A재단 직원 등에 따르면 상임이사 B씨는 지난달 포항시민을 대상으로 3박4일 일정의 예절캠프를 두 차례 열고 프로그램 일정 중 각각 90분간 진행되는 강좌에 딸을 강사로 넣었다. B씨의 딸은 국악 전공자로 90분간 민요를 가르치는 강의를 두 번 한 뒤 30만8,000원의 강사료를 받았다.

B씨는 강사 채용 과정에서 직원이나 재단 내 이사 12명의 의견 등을 전혀 구하지 않고 자신의 딸이 강의할 수 있도록 직접 프로그램을 짜고 진행한 것으로 알려져 빈축을 사고 있다.

여가교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이 재단 강사채용이 공개모집에서 임의로 바뀐 것도 지난 5월 B씨가 상임이사에 오르고 난 뒤여서 뒷말이 나오고 있다. 공개모집과 서류전형, 면접을 거쳐 강사 40명을 선발하고 수강생을 받았던 A재단은 B이사 부임 후부터 공개모집 없이 강의 프로그램과 강사를 선정한 후 수강 신청을 받았다. 이로 인해 B씨가 자신과 친분이 두터운 지인을 강사로 채용하도록 직원들에게 지시했다는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포항시 평생학습원은 시민 강좌프로그램의 강사 모집 시 공개 채용을 원칙으로 한다는 운영 조례 제19조(강사 등의 위촉)를 정해두고 있으나 A재단의 정관 등에는 강사 채용 방식에 대한 명문화된 규정이 없어 임의선발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다 B씨는 재단 건물을 청소하는 미화원들에게 국을 끓이게 하고 근무하는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포항시 간부공무원으로 일한 B이사는 당시에도 폭언으로 뒷말이 많았다.

이에대해 B씨는 “마땅한 강사가 없어 도립국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하는 딸에게 부탁해 강의를 맡긴 것”이라며 “문제가 될 수 있다 생각했지만 수강생들에게 좋은 강의를 들려주기 위해 일부러 딸을 설득해 강의하도록 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환경미화원들에게 일방적으로 국을 끓이게 한 것은 아니고 점심을 같이 먹기 위해 음식을 같이 만든 것이다”며 “일에 대한 열정이 많아 직원들에게 심한 말을 할 때도 있지만 취임 전 뽑힌 직원들이 일을 너무 엉망으로 해 뒷말이 나올 각오를 하고 얘기한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는 “강사 공개 모집도 문제가 많아 자체적으로 강사를 선발해 강의 프로그램을 짰다”며 “지인을 강사로 채용하도록 지시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 재단이 갑질 논란에 휩싸이면서 포항시 출자ㆍ출연기관장의 낙하산 인사 행태도 비난을 받고 있다. 포항시 퇴직 공무원들이 포항시장학회와 포항시 시설관리공단, 시가 설립을 추진한 사회적기업 포항크루즈 대표 또는 상임이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포항시와 포스코가 각각 200억원 가량 출연해 설립한 포항테크노파크 원장도 6ㆍ13지방선거 때 이강덕 포항시장의 선거캠프에서 일한 전임 구청장이 내정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황병열 전 포항시 주민참여예산위원장은 “포항시 출자출연기관장에 포항시장의 측근들이 지나치게 많다”며 “포항시의회 주장대로 인사청문회 마련 등 철저하게 자질을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정혜기자 k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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