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시가 불법 현수막 과태료로 거둬들인 돈으로 시청외벽에 10억원짜리 초대형 LED 전광판 설치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청 본관이나 봉서홀 2곳 가운데 1곳의 외벽에 시정홍보용 LED전자게시대를 설치하기로 했다.
사업비는 불법현수막 과태료 등으로 거둬들인 ‘천안시 옥외광고발전기금’60억원 가운데 일부를 사용하는 것으로 지난 8월 추경에 편성, 용역업체 선정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천안시 옥외광고발전기금 설치 및 운용조례에 따르면 해당 기금은 옥외광고물 등의 정비와 개선을 위해 사용토록 규정하고 있어 적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시청 외벽 전광판 설치는 수년 전 시도했다가 접은 사업이다. 당시 천안시의회는 “민간의 불법현수막은 철저히 통제하면서 시 치적홍보용 호화 전광판을 설치하는 것은 낯 뜨거운 일”이라고 지적해 안건 상정도 하지 못했다.
옥외광고물 사업자들은 “자영업자, 아파트 시행사 등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징수한 과태료를 가지고 시정홍보용 초대형 LED전광판을 설치하겠다는 발상은 이기적이다”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구본영 천안시장은 “시민에게 시정을 알리는데 한계가 있어 LED전광판을 추진하게 됐다”며 “좋은 시책도 호불호가 갈리는 다양성이 존재한다” 추진의지를 밝혔다.
이준호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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