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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PMRC의 노래 검열(9.19)

입력
2018.09.19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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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RC는 해산했지만 '부모권고'스티커는 남아 있다. 레이디가가의 2011년 음반과 좌측 하단의 스티커.
PMRC는 해산했지만 '부모권고'스티커는 남아 있다. 레이디가가의 2011년 음반과 좌측 하단의 스티커.

PMRC(Parents Music Resource Center, 부모 음악자료 센터)가 1985년 9월 19일 출범했다. 대중음악 가사 검열 시민위원회쯤으로 이해할 수 있는 미국의 시민단체다. ‘워싱턴의 부인들(Washington’s Wives)’이라 불리던, 당시 상원의원 앨 고어(Al Gore)의 부인 티퍼 고어(Tipper Gore), 제임스 베이커(James Baker) 재무장관의 부인 수전(Susan) 베이커, 거물 부동산개발업자 레이먼드 호워(Ramond Howar)의 부인 팸(Pam) 호워, 워싱턴시의회 전 의장 존 네이비어스(John Navius)의 부인 샐리 네이비어스 등이 설립을 주도했다.

‘레이건의 시대(Reagan’s Era, 1981~2009)’였다. 레이거노믹스의 신자유주의와 정치적 반공ㆍ안보의 기조, 전통과 도덕이 중시되던 때였다. 록 등 팝 음악계는 그에 반발해 더 거칠게 내닫는 경향이 있었다. 프린스와 신디 로퍼가 ‘Darling Nikki’와 ‘She Bob’ 등으로 섹스와 자위를 찬미했고, ‘트위스티드 시스터’ 등이 폭력과 자살, 마약을 노래했다. 청소년들에게만이라도 저 “부도덕하고 퇴폐적인” 노래들을 듣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 장기적으로는 음악ㆍ음반업계와 방송계가 저런 노래들을 배제ㆍ도태시켜야 한다는 사명감이 ‘워싱턴의 부인들’을 뭉치게 했다.

그들은 남편들의 영향력을 십분 동원했다. 미국 상원이 법안 심사와 무관하게 이례적으로 청문회를 열어 관련자 증언을 청취했고, 종교계와 전미학부모교사연합회 등이 적극 동조했다. 음반사들이 자체 심사를 거쳐 문제적 음반에는 ‘Parental Advisory: Explicit Content(부모 권고: 노골적 가사)’ 라는 문구의 스티커를 붙이기로 했고, 월마트 등은 관련 음반 판매를 거부했다.

PMRC는 ’Filthy Fifteen (추잡한 15개 곡)’ 리스트를 발표했다. 프린스, 신디 로퍼, AC/DC, 시나 이스턴, 주다스 프리스트, 마돈나 등이 포함됐다. 88년 그래미상을 수상한 프랭크 자파의 연주음반 ‘Jazz from Hell’은 ‘Hell’이란 제목 탓에 스티커를 받았다.

물론, 그게 명예인지 불명예인지, 아니 배제ㆍ근절에 효과적인지 아닌지 판명나는 데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PMRC는 90년대 중반 해산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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